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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라는 매우 도발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뒤, 당시로서 굉장히 앞선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 된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어떻게 인류 최악의 독재자 중 한 명인 히틀러가 쿠데타와 같은 불법적인 방법이 아닌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정당한 방법으로 민주주의 체계에 정점에 올라설 수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도 잘 설명되어 있지만 책을 읽기전 바이마르 공화국에 대해 알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것이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세계 1차 대전 막바지에 수립되 나치 독일이 수립되기 전까지 독일의 비공식 지명이었다.

 

 민주제 연방국이었으며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형태를 취했다.

 

 거기에 더해 민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으며 헌법상 여성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되는 등 당시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난한 자들에게는 투표권 조차 부여되지 않았던 시대적 배경에 비춰봤을 때 상당히 앞선 민주주의 체제가 구축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국가에서 대체 무슨일이 벌어졌던 걸까?

 

 공화국은 수립 직후부터 극심한 혼란을 겪게된다. 1차 세계대전에 패한 후 연합군과 체결한 베르사유 조약은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남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행 된 국채는 바이마르 공화국에 초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 경제학 교재에도 자주 언급 되는 이 초인플레이션과 베르사유 조약은 국민들의 지지를 잃게 만들고, 정부는 좌익과 우익 모두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

 

 이 후, 각종 개혁과 외교적 노력이 성공함으로써 공화국에 안정이 찾아오는 듯 했으나 왕정 복고파인 힌덴부르크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경제 대공황이 발생하며 다시금 상황을 악화시킨다.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연이어 대통령 비상대권을 사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합법적인 독재를 이어나가는 동안 바이마르 공화국은 극심한 분열로 치닫는다.

 

 이 과정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며 준군사조직이나 마찬가지인 돌격대나 철모단 등의 행동은 요즘의 팬덤 정치는 아이들 소꿉장난으로 느껴지게 할 정도다. 그들은 공공연하게 폭력을 휘두르고 살인까지 저지른다. 이런 폭력적인 행위들이 사회적으로 서서히 묵인 됨으로써 종국에는 국가에 의한 폭력까지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저자는 서술한다.

 

 당시 바이마르 공화국의 사회민주당 등의 좌파는 사람들이 히틀러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히틀러를 이용하기 위해 권력을 준 우파 정치인들은 히틀러를 통제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이런 극심한 혼란과 분열 속에서 힘을 키운 나치와 히틀러는 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권력을 차지하고 스스로 총통의 자리에 올라 바이마르 공화국과 그들이 수립했던 민주주의를 끝장낸다.

 

 '역사는 반복된다' 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극심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극우주의 정당들이 다시 주류 정당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전, 대통령 선거가 끝난 우리나라 역시 분열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었다.

 

 종교적, 정치적, 사상적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의견 대립과 이로 인한 분열은 필연적 일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경제적,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빠른 속도와 과감한 추진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극심한 분열만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 민주주의 체제에 대해 환멸을 느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그러나 국민이 그런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권리를 포기 할 때, 정치가 민주주의의 기본인 타협을 포기하고 권력을 유지하려고만 할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무너졌는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문장

 '폭력이 점점 일상이 되면서 국민들은 훗날 나치가 저지르는 국가 폭력도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보수주의 정치인들은 그들 입맛에 맞는 조건으로 권력을 유지할 방법으로 나치를 끌어 들였다. 히틀러 정권은 그 결과였다.'

 '만약 나치의 약속이 합리적이라고 믿어야 나치 당원이 될 수 있었다면 아무도 나치 당원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각자 문제를 가장 쉽고 빠르게 해결하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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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의 인생은 고생길이다.’

 

 선자의 모친 양진이 때때로 하는 말처럼 선자의 인생은 고생길로 가득하다.

 

 그러나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문장처럼 고생길을 묵묵히 해쳐나가는 선자와 그녀의 가족들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한국의 근현대사 그 중에서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소설책은 많다. 우리나라에서 공교육을 마쳤다면 국어나 문학 시간에 이 시대를 소설의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분은 대부분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직접 읽었던 소설이나 교과서에서 봤던 소설 중에서 재일교포를 지칭하는 ‘자이니치’를 주인공으로 삼았던 소설을 본 기억은 없었던 것 같아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선자는 여자이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아버지를 일찍 잃어버린 한부모 가정의 딸이자. 한창 아름답고 꿈꾸기 좋은 나이에는 미혼모가 될 처지였고, 이삭과 결혼하여 일본으로 간 뒤로는 빈민가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며, 배척받는 기독교도였다.

 

 이삭과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조금 안정 된 생활을 꾸리나 했더니 이삭은 감옥에서 모진 고문 끝에 죽으며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고 늙어서는 부모로서 가장 슬픈 일이라는 자식을 먼저 보내는 고통까지 겪게 된다.

 

 이렇듯 선자의 인생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고통스러워 보인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을 2차 세계대전 시기, 어머니와 재회하고 농장에서 일하는 시기가 그녀의 일생에서 가장 평화롭고 행복했을지도 모를 시기 같아 보인다.

물론 그 평범해보이는 시기마저 그녀의 아들인 노아의 일생을 비틀어버리는 시발점 같은 시기가 되어버리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고통길 속에서도 자신과 가족들의 인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아직 유교적 문화가 많은 남은 시기에 태어나고 자란 여성이었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변화되는 상황에 적응하며 시련에 이겨 내려한다.

 

 때로는 스스로, 때로는 타인의 선의에 기대서 인생의 고생길에서 벗어나거나 이겨내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후손에게도 이어지며 그녀가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선자 뿐만 아니라 소설속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자신만의 고생길을 걷고 있다. 선자의 두 아들과 그녀의 손자는 일본인의 이름을 가지고 그들의 사회에 속해 꽤나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결코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받는 삶을 살아간다.

 

 성별이 어떻든, 시대가 어떤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는 개인적인 고생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글쎄… 책이 정확히 주고 싶었던 메세지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고통속에서도 어떻게든 인생은 이어진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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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 이름만으로도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며 해전에서 23전 23승을 거둔 불패의 명장이며, 필사즉생(必死則生) 필생즉사(必生則死) 이란 유명한 말을 남긴 걸로도 유명하다. 이외 난중일기를 남기기도 했고 그의 업적과 인생을 몇줄로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책 뿐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다루어왔다. 이 책 역시 그런 인물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해 뭔가 새로운 사실이나 관점을 가지고 이순신이란 인물은 조명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정을 가득 담아 그의 생애를 극적으로 묘사한 것도 아니다.(역사책이 당연히 그러면 안되겠지만)

 

 냉정히 말하면 이전에 나온 이순신에 관련 된 저작들과 비교해 새로울 것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다양한 지도와 그림을 이용해 부대의 이동경로를 상세하게 표현하고 전투 현황을 묘사해놓음으로써 현장감을 가지기 좋았기에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관심이 있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작으로 추천하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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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들어가며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탓일까?

 

 ‘공정, 정의, 기회, 상식’ 등의 단어가 온갖 매체에 튀겨지는 팝콘처럼 떠다닌다. 이 책의 영어 원제는 ‘THE TYRANNY OF MERIT’ 이다. 무미건조하게 직역해버리면 ‘능력의 압제’ 나 ‘능력주의의 압제’ 정도 될 것 같은데. 기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인 ‘정의란 무엇인가’와의 연관성과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던 (20년 12월) 사회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공정하다는 착각’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책은 우리 사회에(정확히는 미국사회에) 만연해있는 능력주의 도덕의 허상과 폐해를 비판하고 그것이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를 병들게하고, 그로인해 소외된 사람들의 분노가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그리고 그 분노의 대상이 되는 이들이 얼마나 이 사실에 대해 무지한지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2.주요내용

 

 책은 서구 사회에 능력주의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사회의 주류 이념이 되었는지도 설명해준다. 물론 서구사회에 수백년 이상 영향을 끼쳐 온 종교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보니 우리사회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저자의 개인적 경험담으로 적어놓은 중국 대학교에서 일화를 봤을때, 그 결과는 우리나라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능력주의란 무엇인가? ‘과거 가문, 혈통 등 개인의 의지와는 관련없이 선천적으로 이어지는 특권이 아닌 개인의 재능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 라고 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직관적으로 혈통이나 가문에따라 부와 성공이 이어지는 사회보다는 뒤쪽에서 묘사하는 사회가 훨씬 공정하고 평등해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책은 우선 능력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비판한다. 과연 우리사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재능과 노력에 따라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있을까? 한 때, 아니 지금도 수저론이라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입에 오르내리는 사회에 살면서, 빈부격차는 계속해서 커지고 부의 대물림은 심해지고 계층간의 이동성은 점점 떨어지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과연 우리사회에 능력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예’ 라고 대답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능력주의가 완벽하게 작동을 한다면 그 사회가 진정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라고 책은 재차 질문을 던진다.

 

 모든 이에게 평등한 기회가 부여되고 그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일견 평화로워보이고 공정해보인다. 다만 여기에도 함정이있다. 바로 보상에 관한 것이다. 사회의 수요에 따라 그 보상의 크기가 측정 될 것이라는 항변은 굉장히 안이한 이야기이다.

 

 책에서는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인 ‘월터 화이트’를 예로든다. 월터는 고등학교 화학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유로 재정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소시민이었다. 그런그가 암선고를 받고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 고순도의 마약을 제조하는 마약상 ‘하이젠버그’로 변모한다.

 

 하이젠버그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월터 보다 훨씬 더 큰 돈을 번다. 과연 누가 옳은 것일까?

 

 마지막으로 책은 능력주의 사회속에서 성공을 했고, 그 이유로 자신이 옳고, 도덕적이라 믿는 사람들을 비판하며 사회에서 성공을 하게 해준 능력과 민주주의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갈 수 있는 도덕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 설파한다. 그리고 이런 능력주주 사회에서 인재 선별기 역활을 하는 대학을 비판하며 일의 존엄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3.마치며

 

 수저론이 횡행하고 부모를 잘 둔 것도 능력이라고 SNS에 부끄럼 없이 이야기하는 시대이니 우리사회에 능력주의가 얼마나 일상화 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다. 나도 한때,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기회의 평등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책을 읽고서 그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능력주의가 우리사회에 주는 가장 큰 폐해로 승자에게는 오만함을 패자에게는 굴요감을 줌과 동시에 승자들의 성공에 도덕의 틀을 씌을다는 점이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제는 그런 이미지가 퇴색 했지만 선출직이 아니면서 상당한 권력을 쥘 수 있는 판검사에 대해서 정의롭다는 이미지가 사람들 사이에서 꽤나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저 능력에 의해 선별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일반 시민들보다 법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 등 이 탁월하다고 해서 그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근거는 될 수 없다. 이 점에은 성공한 기업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누군가가 많은 이들이 원하는, 어떤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옳고 시민사회를 이끌어나갈 능력이 있다고 믿어서는 곤란하다. 그의 성공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을 수도 있고 그저 운과 때를 잘타고 나서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능력주의로 인해 포퓰리즘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고 능력주의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자극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당선 되었다고 말했다. 과연 능력주의의 광풍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4. 기억에 남는 문구

 

 오늘날 양극화된 정치 환경을 넘어 길을 찾으려면 능력주의의 장단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능력주의의 의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떻게 달라졌는가? 직업의 귀천 없음을 무너뜨리고, 많은 이들이 엘리트는 교만하다고 여기게끔 달라지지 않았던가? 세계화의 승리자들이 자신들은 '얻을 만한 걸 얻었을 뿐' 이라고 스스로 정당화하도록 그리고 '능력주의적 오만'에 빠지도록 바뀌지 않았던가?

 

 기회의 평등은 부정의를 교정하는 데 필요한 도덕이다. 그러나 그것은 교정적 원칙이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적절한 이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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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 전 한줄감상

 

 '총,균,쇠' 를 읽기 부담스러울 때, 균에 관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2. 들어가며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지도 2년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덮치기 전부터 꽤나 많은 전염병들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 했었다.

 

 최근 것으로는 조류 독감,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정도가 떠오른다. 특히나 메르스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떠들썩했었다. 코로나가 처음 등장 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전 것들처럼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머물거나 상황이 금방 종식 될 거라 생각 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는 백신이 개발 된 후, 높은 백신 접종률에 기대 곧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거라는 우리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오미크론이란 변이를 만들며 다시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전염병은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지내왔다. 특히 문명이 발달하고 한 곳에 정착해 모여 사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더욱 위세를 떨치며 때로는 세계사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고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책을 통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10가지 감염병과 그 감염병이 불러일으킨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어떻게 변화 시켰고 변화 시킬지 고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3. 책의 내용

 

 책은 제목처럼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쳤던 전염병 10가지를 다룬다. 시작은 흑사병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페스트' 이다.

 

 중국에서 시작 되었다고 알려진 흑사병은 비행기는커녕 기차, 자동차도 없던 시대에 몽골군의 진격로를 따라 유럽까지 흘러들어 유럽 전역을 덮쳤고 그로인해 통계에 따라서는 많게는 유럽인구의 약 3분의 2가 전염병으로 죽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책에서는 페스트가 유럽 근대화의 인큐베이터라 설명한다. 대규모로 발생한 페스트로 인해 농노의 인구가 줄어들며 농노와 봉토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권세를 누리던 봉건영주들의 권력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중세시대 권력의 또 다른 한축이던 종교 역시 전염병을 이겨내기 위한 기도회 등을 벌이며 오히려 전염병이 번지는 창구 같은 역할을 하며 그 권세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저자는 이 외에도 인플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황열병, 이질, 결핵, 천연두, 티푸스 그리고 매독을 언급하며 감염병이 세계사에 어떻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한다.

 

 누군가는 이 전염병을 이용해 큰돈을 벌어 대단한 부호가 되기도 하고 전염병의 극복 여부에 따라 중요한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기도 했다.

 

 그리고 도시가 점차 커지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감염병은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 이였고 그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류 문명은 좀 더 발전 할 수 있었다.

 

4. 마치며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고, 감염병에 관한 책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코로나는 이미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크게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기업들은 효율과 이익을 추구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공급망을 설계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던 세계의 물리적 연결망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리고 약하게 만들었다.

 

 작게는 학교나 사무실, 식당 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일을 하는 것이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 와 반대로 온라인 세계는 급격히 발달 했다. 그 동안도 가능했지만 좀처럼 잘 사용되지 않던 화상회의나 재택근무는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현실 세계의 보조적 역할을 하던 온라인 세계가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현실 세계와 같은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책을 보고 나면 인간의 문명은 감염병을 이겨내며 발전했다. 감염병은 이제는 한계라는 것을 인간에게 경고라도 하는 것처럼 밀집되고 연결 된 인간 사회를 흩어 놓으려 했지만 잠시 후퇴 할 뿐 감염병이 끝날 때마다 도시는 더 커져만 갔다.

 

 코로나를 거치며 우리는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많은 것들도 보았다. 마치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을 때 인간 문명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 에서 예견 했던 사회가 불쑥 다가와 있을까?

 

※ 같이 읽어보면 좋을 책

[독서 노트/소설] - 페스트 - 알베르 까뮈

 

페스트 - 알베르 까뮈

1. 들어가며  때가 때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페스트를 다시 읽게 되었다. 같은 까뮈의 소설이긴 하지만 이방인을 읽은 사람에 비해 페스트를 읽은 사람을 만나본 일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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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인문(사회,정치,철학 등)] - 트렌드 코리아 2022 『TIGER or CAT』 -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2 『TIGER or CAT』 - 김난도

1. 들어가며  식상하지만 또 한 해가 끝이나고 있다. 코로나가 세계를 덮쳐 세상을 바꿔놓은지도 2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각국들이 바깥으로 활짤 열어두었던 문을 걸어 잠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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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식상하지만 또 한 해가 끝이나고 있다. 코로나가 세계를 덮쳐 세상을 바꿔놓은지도 2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각국들이 바깥으로 활짤 열어두었던 문을 걸어 잠그고 자국 내에서도 이동을 제한하고 소위 우리가 선진국으로 알고 있던 나라에서도 병상이 부족하고 시체를 묻을 곳과 관이 없어 시신이 방치되는 충격적인 모습이 뉴스를 통해 연일 들려오곤 했다.

 

 세상이 금방이라도 멸망 할 것처럼 휘청거리긴 했지만 사람들은 그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고 적응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희생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많은 사실들을 깨달을 수도 있었다. 우리는 지금 다시 예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천천히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완전히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요원한 일 인것 같다. 단순히 코로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도 있지만 2년 사이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비롯해 많은 것들이 변하고 적응이 빠른 세대들은 그것을 이미 편안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그전에 썼던 이 책의 글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그 간의 트렌드가 어찌 흘러왔는지 되돌아보았다. (2021년은 책을 읽기만 하고 리뷰를 쓰지는 않았다.) 거기서 느낀 건 트렌드의 큰 줄기는 변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점점 사회가 개인화 되면서 큰 트렌드라는 것이 없어지는 추세 같다. 그저 개인 좋아하는게 곧 트렌드가 되어간다고나 할까? 그리고 개인이 모든 트렌드를 따라가는 건 거의 정신분열증에 걸린 환자처럼 행동하는 것이나 같다는 것이다.

 

 그럼 내년의 트렌드라는 TIGER or CAT을 알아보자

 

2. 주요 내용

 

 ①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 나노사회

 ② Incoming! Money Rush - 머니러시

 ③ 'Gotcha Power' - 득템력

 ④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 러스틱 라이프

 ⑤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⑥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 엑스틴 이즈 백

 ⑦ Routinize Yourself - 바른생활 루틴이

 ⑧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 실감테크

 ⑨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 라이크 커머스

 ⑩ Tell Me Your Narrative - 내러티브 자본

 

 올해의 키워드들을 나열한 것이다. 솔직한 읽고 난 소감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작년의 초개인화 기술, 특화생존, 팬슈머, 업글인간 등은 나노 사회, 라이크 커머스, 바른생활 루틴이 같은 이름만 바꾼 트렌드로 발전한 것 같고 엑스틴 이즈 백은 작년 오팔세대에서 세대 변경만 일어난 것 같다.

 

3. 마치며

 

 이미 앞서 언급했다시피 올해는 별론 변한 트렌드가 없는 것 같다.  작년 트렌드 중 하나로 언급되었던 멀티페르소나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 같다. 머니 러시, 득템력 등을 통해 소득에 관해서는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을 띄는 것 같은데. 소비나 투자에는 라이크 커머스나 내러티브 자본과 같은 항목을 보면 이성과 합리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해 보인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고 아저씨가 되어가는지 사실 이 트렌드라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않는 것이 많다. 명품과 한정판에 열광하는 것은 그나마 실물이라도 있으니 그나마 이해를 하겠는데 코인, NFT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는 것은 아직 나에게는 실재감이 부족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아저씨가 되어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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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불편한'과 '편의점' 서로 반대의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이어붙여 만든 흥미로운 책이었다. 언젠가부터 동네마다 한두개쯤은 있던 구멍가게들 대신해 자리를 잡은 편의점이 불편하면 대체 어떤 손님이 그런곳을 간단 말인가?
나는 어렸을 때, 지금은 편의점에 밀려 거의 사라진 구멍가게의 아들이었다. 가끔 부모님을 대신해 가게를 보기도 했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지금 편의점의 장점은 명확하다. 깔끔한 내외부의 인테리어와 손쉽게 확인가능한 가격, 같은 프렌차이즈면 어딜가나 비슷한 상품 구성과 물품배치, 간단한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 공간과 식품들이 있는 것, 조금 큰 곳으로 가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서 택배를 비롯해 기타 여러가지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다고 여기는 점은 그 공간 안에서의 느슨한 인간관계이다. 예전 구멍가게에서 계산대를 지키던 이들은 대부분 그 동네의 주민이자 점포의 주인 혹은 혈연관계에 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손님들 역시 대부분 그곳의 주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계산대를 지키는 사람들이 대부분 알바생으로 바뀌고 손님들 역시 오다가다 들리는 손님들이 되면서는 가게 안에서의 인간관계가 상당히 느슨하게 변한것 같다.
편함이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누군가는 어떤 점포에 들어갔을 때, 종업원이 나와서 반겨주고 이것저것 권하는 것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그런 접객문화는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키오스크로 대체하거나 아예 무인점포라는 이름을 걸고 운영되는 매장도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런 흐름을 역행하는 사람과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2. 줄거리

평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신경도 쓰지 않거나 가까이 오면 불편하게 여겼을 노숙자, 자칭 독고씨가 염여사의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독고씨는 지갑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말을 더듬으며 어설픈 모습도 보이지만 지갑의 주민번호와 염여사의 주민번호를 확인하는 의외의 꼼꼼함도 보이고 다른 노숙인들에게서 지갑을 지키는 정의로운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지갑을 찾고 고마워하며 떠났겠지만 평생 고등학교 교사로 살아오다 퇴직한 염여사가 독고씨에게 무언가가 있음을 직감하고 그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염여사는 독고씨에게 밥을 사주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일부나마 듣게된다. 이미 알콜성 치매를 앓고 있던 독고씨가 기억하는것은 거의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때마침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 야간 알바가 필요하게 된 염여사는 독고씨를 채용하며 술을 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독고씨가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그의 편의점 야간 알바가 시작이된다.
그렇게 염여사 다음으로 그와 관계를 맺은 것은 취업 준비생이면서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 시연이다. 이미 독고씨가 노숙자였다는 사시을 알고 있는 시연은 그가 야간알바를 한다는 사실을 꽤나 껄끄러워한다. 그러나 사장의 의지에 따라 독고씨에게 편의점 일에 관해 이것저것 알려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독고씨가 상당히 일머리가 좋을 뿐만 아니라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독고씨는 이런식으로 편의점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관계를 맺는다. 자신의 다음 타임에 일을 하며 독고씨가 편의점을 망칠지 모른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 50대 생계형 알바생 오여사와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 (참치김밥, 참깨라면, 참소주)을 즐기는 고독한 가장이자 회사원인 경만, 절필 전 창파동으로 글을 쓰러온 희곡작가 인경, 어머니의 편의점을 팔아넘기고 자신의 사업자금으로 쓰려는 염여사의 아들 민식, 그리고 그 민식의 의뢰로 자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까지, 그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시선으로 독고씨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의 과거를 상상한다. 그리고 독고씨는 도저히 세련되다고는 못하겠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자신의 과거를 찾기 시작한다.

3. 마치며

책의 주인공이라도 할 수 있는 독고라는 인물은 특이하다. 커다란 덩치에 알콜성 치매를 겪으며 사람을 제대로 상대하지 못했던 그는 염여사의 관심으로 일자리를 얻고 편의점 알바생 시연에게 일을 배우며 편의점이라는 작은 사회의 일원이 된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 않다. 사람들은 각자의 시선을 통해 독고를 관찰하고 오해하며 경계심을 보인다. 소설속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독고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을 괸찰 했을 것이다. 다만 그는 관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한다.
독고씨의 원래 직업(?)인 노숙자라는 존재는 생각해보면 꽤나 특이한 존재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그들과 마주치는 순간 마치 없는 사람인양 무시한다. 마치 그림자 처럼 말이다. 편의점에서는 이런 관계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특히나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두번쯤은 편의점에 갈 것이다. 가는 시간이 늘 비슷하면 아마 같은 사람을 매번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매번 마주치는 사람의 얼굴 외에는 이름을 비롯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관계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쩌면 귀찮은 혹은 쓰잘데 없는 참견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책에서처럼 누군가의 작은 관심이 한 사람을 바꾸고 그 사람이 다른 여러 사람에게 관심을 나눠주며 또 다른 영향력을 행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재미있었던 책이다. 책의 종반부까지 독고의 정체를 궁금해 할 수 있었고 각 챕터마다 등장하는 인물들, 편의점 알바를 하는 취준생, 가족에게서 고립된 가장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 인물들이었기에 책에 잘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다만 주인공격인 독고에 대해서는 정체가 밝혀 지고 책이 결말에 이르면서 물음표가 남았던 것 같다. 마치 마감시간에 쫓기다 억지로 결말을 내버린 것 같이 느껴졌다.
전염병을 이유로든 비용을 이유로든 사회적으로 비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정말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다. 우리도 어느 새 이런 사회에 익숙해져있다. 도시에 산다면 마음만 먹는다면 이런 최소한의 접촉마저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에게도 독고씨처럼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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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종으로서 현존 인류를 지칭하는 '호모 사피엔스', 자본주의와 경제학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 유희하는 인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호모 루덴스' 이렇듯 세상에는 인간을 지칭하는 여러가지 단어들이 있다. 인간은 과연 날 때부터 선한가? 악한가? 그것도 아니면 백지 상태인가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논쟁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이라는 문장과 '우리가 매일 아침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제빵사의 친절이 아니라 이기심때문이다.' 라는 문장으로 인간의 본성이 정의 된 후로는 천성적으로 선한 인간에 대한 믿음 보다는 천성적으로 악한 인간에 대한 믿음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듯하다.

 

 대체 이런 이기적인 인간에게 희망이 있을까? TV나 SNS에는 세계 곳곳에 온갖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인간을 '호모 퍼피'라고 칭하며 우리가 천성적으로 선하고 협력적인 방향으로 진화를 해 왔다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존재했단 끔찍한 전쟁들과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는 모두 거짓이었단 말인가?

 

2. 책의 줄거리

 

 책은 인간을 '휴먼 퍼피'라 지칭하며 예루살램의 아이히만에서 드러난 악의 평범성, 밀그램의 실험에서 나타난 복종하는 인간, 이스터 섬의 수수께끼, 파리대왕에서 묘사되는 섬에 고립된 아이들의 폭력성 등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인간의 본성에 악함이 포함되어 있음 증명하는 역사적, 철학적, 실험적 사례들이 소수의 권력자나 언론에 의해 어떻게 과장되고 왜곡되었는가를 증명한다.

 

 그리고 공감과 연대, 숨겨두었던 선한 본성을 드러냄으로써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역설한다.

 

3. 마치며

 

 과거 기본소득에 관한 스위스의 설문조살를 보며 사람이란 참 이상한 존재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문에 응한 많은 이들이 자신들은 정부에서 기본소득을 주더라도 노동을 포기하거나 하지 않을것이라고 대답한 반면 다른 이들은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게으름을 피울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문제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본인 스스로가 이기적이거나 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질문의 목적어가 타인을 향한다면? 그렇다 혹은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의 수가 많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의 본성에 관해 많은 부분을 잘 못 알고 있을 수 있다. 전통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여전히 '호모 이코노미쿠스'라고 칭하지만 행동경제학과 뇌과학을 통해서 이미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인간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면 '폰지 사기' 같은 것이 통할 이유가 없다. 평범한 인간은 휴리스틱에 의해 타인을 쉽게 믿는다. 그리고 이 믿음은 의도적인 타인에 의해 쉽게 왜곡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권력(정치적이든 종교적이든 경제적이든)과 언론은 인간의 악함에 대해 폭로하기를 좋아한다. 인간의 그런 악한 일면은 자신들의 통치의 정당성을 쉽게 부여해주고 언론은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대중들의 시선을 쉽게 끌고 그로인해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은 스스로가 선하거나 악하다고 믿는가? 혹시 우리가 타인이나 본인이 악하다고 믿는 이유는 어떤 행동을 하며 부끄럽기 때문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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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대왕은 윌리엄 골딩에게 노벨 문학상의 영광을 안겨준 책이다. 요 근래 소위 고전문학쪽을 읽고 리뷰를 하다보니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읽는 일이 잦은 것 같다.

 

 소설은 전쟁 중 영국에서 피난을 가던 비행기가 추락하여 무인도에 아이들만 살아 남으면서 이야기가 시작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에서 나름의 질서를 수립하고 무인도에서의 삶을 이어간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돼지에 조언을 받은 랄프는 소라껍데기를 통해 권위를 확보하고 아이들의 리더가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통제하는 어른이 없다는 것에서 자유를 느끼며 그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일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한다.

 

 그러나 '구조'와 '생존'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지루하고 힘겨운 일에는 흥미를 잃어버리고 그런 일은 리더인 랄프와 몇몇 헌신적인 소년들에게 떠넘겨 버린다. 그리고 무인도에 추락할 당시 성가대를 이끌고 있었고 리더가 되고 싶었던 잭은 사냥과 고기를 통해 아이들을 유혹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괴물이라 믿는 존재가 하늘에서 떨어져 봉화대에 떨어지면서 아이들의 사회는 순식간에 변화하기 시작한다.

 

 모임뿐이야. 모임만은 좋아하지. 매일 같이. 그것도 하루에 두번씩이나. 그저 말 뿐이야.

 

 비유와 상징이 많이 사용된 소설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파악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은 소설이면서 다른 사람과 토론하기에도 좋은 소설인것 같다.

 

 작중의 배경은 세계 2차 대전시기이고 서서히 그 위상을 미국에게 넘겨주던 시기긴 했지만 영국은 당대 최고의 문명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이면을 한꺼풀만 벗겨보면 야만성이 가득하다는 것을 영국 아이들을 무인도에 표류하게 하면서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책의 말미에 잭이 무인도에 지른 불을 보고 섬을 찾아온 해군 장교는 랄프를 죽이기 위해 쫓던 아이들 무리를 보고 전쟁놀이를 하는 것쯤으로 치부고하고 나무로 깍은 창과 피와 진흙이 뒤섞인 분장을 얼굴에 한 아이들을 보며 문명인 답지 못하다는 은근한 비난을한다. 그러나 그것이 당시 어른들이 하는 일과 무엇이 크게 다른 일일까?

 

 유색 찰흙으로 온통 몸뚱이에 줄무늬 색칠을 한 소년들이 손에 손에 뾰족한 창을 들고 모래 사장에 반원을 그린 채 잠자코 서 있었다.

 

 랄프는 "영국의 소년들이라면 더 좋은 광경을 보여 줄 수 있었을텐데." 라고 말하는 장교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처음엔 그랬어요."

 

 소위 고전명작으로 분류되는 소설들은 항상 전 시대에 공통적으로 고민을 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인간의 본성이란 본디 어떤 모습인가? 도덕 시간에 한번쯤 들어보았을 이야기이다. 이 소설을 통제와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 무인도에 '사회적 교육을 받고 나름 사연이 있는 어른들'이 아닌 '순수에 가까운 아이들'을 떨어뜨려 인간 내면에 품고 있는 '야만성'을 통해 성악설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 어른인 해군 장교를 등장시킴으로서 '니들은 뭐 다를 줄 알아?' 라고 역설하는 것 같다.

 

 그리고 찰흙과 피로 얼굴을 칠해 익명성으르 확보하고 무리를 이루어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이먼을 죽이고 현실을 외면하는 모습은 현재의 인터넷 세상을 보는 것 같은 소름이 돋아 과연 소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반박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들게도 한다.

 

 과연 일시적으로 문명이 사라지고 국가가 사라지면 모든 사람들이 야만적인 상태로 돌아갈까? 물론 그건 아닐 것이다. 랄프와 사이먼, 돼지 같이 그러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상태가 계속 지속 됐을 때, 야만인처럼 변한 무리에서 계속해서 버텨 낼 수 있을까? 그때는 무엇에 의지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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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노벨 문학상의 수상자이기도 하며, '눈먼자들의 도시'의 저자이기도 한 주제 사라마구의 유작이다. 작가가 2010년도에(87세) 타계를 했는데 책이 출간 된 것이 2009년인 것을 확인하고 작가가 얼마나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었는지와 더불어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다는 사실에 그는 진정한 무신론자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대화와 해설사이에 줄바꾸기도 하지 않고 쉼표와 마침표 외에 문장부호를 하지 않는 작가 특유의 문체가 여전히 사용 되었고 제목처럼 구약성서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자신을 신으로 떠받드는 하나님의 불완전함과 모순에 대해 비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책의 내용

 

  책은 굳이 성경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성경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시간에 순서에 관계 없이 등장하고 동생을 죽인 후 하나님으로 받은 벌 때문인지 아니면 실수 때문인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그 사건들을 목격하는 카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담과 이브, 아브라함, 노아, 바벨탑, 욥, 모세,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에 관한 이야기 등이 나오며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듣고 넘겼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의 모순점을 꼬집는다.

 

 왜 신은 이미 자신을 신실하게 따르고 있는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아들인 이삭을 바치라고 하는 것이고 아브라함은 그걸 또 따르고 있는 것인가? 이미 스스로 완전하다고 주장하는 신은 자신을 닮게 만들었다는 인간이 바벨탑을 쌓아 자신과 가까워지려는 인간들의 노력을 허투로 만들고 오히려 분열 시키는 것인가? 악덕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면서 왜 죄를 짓지 않은 이들 특히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은 아이들까지 한꺼번에 몰살을 당했는가?

 

  그레요, 내가 선택받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배웠어요. 그게 뭔데. 우리 하나님, 하늘과 땅의 창조자는 완전히 미쳤다는 것.

 

3. 마치며

 

 니체가 '즐거운 지식'에서 신은 죽었다고라고 선언했을 때가 19세기 말이었다. 그리고 100년도 더 되는 시간이 흘러 21세기가 되었고 우리는 그 동안 눈부신 과학 발전을 이루어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것을 볼 수도 있고 그저 기적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일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거나 이루어냈으며 인류를 순식간에 파멸로 몰고 갈 물건도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에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그것에 심취해 광기어린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신을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신을 믿음으로서 많은 것들을 간편하게 해결 할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의의에 관해서 별 다른 고민 없이 손쉬운 해답을 찾을 수 있고 인생의 역경과 고난을 다루는 태도 역시 쉬워질지 모른다. 다만 자신이 행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일들에 대한 책임까지 신에게 넘긴다면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신은 완전할지 몰라도 타인의 삶속에서는 그 혹은 그녀 역시 나와 같은 불완전한 존재일지 모른다.

 

여호와의 큰 결함은 질투예요, 자기 자식들을 자랑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질투에 굴복하죠, 누가 행복해지는 걸 못 보는 게 분명해요.

 

 여호와는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데, 왜 그 사람들이 여호와를 신뢰해야 하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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