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에 출간 된 SF소설로 휴고상, 네뷸러 상 등 SF계의 주요 소설을 싹쓸이 했다. 책에서는 불법적인 신체개조, 국가를 초월한 기업, 극단적인 빈부격차, 뇌와 직접연결된 컴퓨터와 가상 공간 등등 이후 나오는 창작물에 수많은 영감을 주며 사이버 펑크 장르의 선구자적 역활을 한 책이다.
책은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항구의 하늘은 방송이 끝난 텔레비전 색이었다.
요즘 같이 24시간 365일 꺼지지 않는 매체만을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쉽게 상상하기 힘든 모습일지 모르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수 많은 상상을 자극하는 것과 더불어 책이 묘사하려고 한 세상이 어떤 것인지를 함축적으로 잘 묘사한 문장 같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스토리보다는 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들이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뭔가 퇴폐적이고 음울한 분위기의 현실 공간과 그 곳에서 고된 현실을 잊거나 이기기 위해 약물에 중독되는 등장인물의 모습과 어떤 궁극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극단적인 신체 개조도 마다하지 않고 신체 개조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인물의 모습은 기술과 자본이 최우선이 되는 세계에서 현실에서 육체를 가진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무가치하게 전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사이버스페이스의 모습은 몽환적이고 활기가 넘친다.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 케이스 왜 그토록 오랫동안 그곳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했는지 이해가 갔다. AI로부터 구조물이자 단순한 롬 덩어리라고 폄하받는, 죽은 인간의 인격체일 뿐인 딕시가 등장인물들 중 가장 인간다운 인물처럼 느껴졌다.
윌리엄 깁슨이 이 책을 지을 때, 기술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었다고한다. 그는 컴퓨터가 아닌 타자기로 이 소설을 완성 시켰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책에 오류가 있다고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가 기술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이런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소설이 위대한 소설이 되었다고 말한다. 키보드를 천천히 두들겨 코딩을해 해킹을 하는 해커의 모습을 묘사한 소설을 누가 읽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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