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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고전이란 책의 이름은 다 알지만 읽어 본 사람은 없는, 혹은 읽다 보면 '어?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앞 뒤 내용을 다 읽어보면 내가 아는 그 내용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한번쯤,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는 소년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교육을 할 때 '일에 대한 관점을 바꿔라.'라 같은 교훈적인 이야기로 사용되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이 이야기가 등장하는 책이 바로 '톰 소여의 모험'이다.

법칙이란 바로 어른이건 아이 이건 어떤 물건을 갖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려면 그 물건을 손에 넣기 어렵게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내게도 톰 소여의 모험은 그 정도로 피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던 책이었다. 미국 남부의 작은 시골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요즘 아이들이 읽어도 톰의 행동이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소년다운 과장된 행동과 복잡하면서도 지극히 단순하고 과잉된 감정은 웃기기도 하며 나도 이랬던 것 같다는 감상에 젖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한편 이제는 모험이라는 것을 몸으로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작은 스크린 안에서 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 그것과는 반대되는 힙함 또는 낭만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세상에서 산적만큼 예의 바른 사람은 없는 거야.

줄거리


"톰 소여의 모험"은 마크 트웨인이 1876년에 발표한 고전 소설로,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 세인트피터스버그를 배경으로 톰 소여라는 소년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톰의 장난기 많고 자유분방한 성격과 그의 친구들과의 다양한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톰 소여는 이모 폴리의 집에서 살고 있다. 그는 모범적인 학생과는 거리가 멀고, 자주 학교를 빼먹고 장난을 치며 문제를 일으킨다. 톰은 베키 대처라는 새로 온 여자아이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여러 가지 모험을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톰은 종종 친구들과 함께 다니며, 그중에서도 허클베리 핀과 가장 가까운 사이다.

허클베리 핀은 어른들의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소년으로, 톰과 함께 위험한 모험에 빠져들게 된다.

"톰, 남들이 그러는 것은 나랑 상관없어. 나는 남들이 아니잖아."


톰과 허클베리는 어느 날 밤 공동묘지에서 우연히 목격한 살인 사건으로 인해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인디언 조라는 악당이 의사 로빈슨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두 소년은 겁에 질려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대신 무고한 머프 포터가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버린다. 톰은 자신의 양심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국 용기를 내어 법정에서 진실을 증언을 한다. 이로 인해 머프 포터는 풀려나지만, 인디언 조는 도망친다.

톰은 즉시 금주 소년단에서 탈퇴했는데, 판사는 바로 그날 밤 병사게 악화돼 사망했다. 톰은 그런 사람은 앞으로 절대로 믿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톰과 허클베리는 어느 날 문득 장난 삼아 보물을 찾기 놀이를 한다. 그런데 그들은 우연히 인디언 조 숨겨둔 금화를 발견하게 되고, 톰과 허클베리는 또 다시 위험한 모험을 겪게 되지만 어린 아이 다운 행운과 용기로 이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마을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톰 소여는 다시 한번 빛나는 영웅이 되었다.


이후 톰은 베키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허클베리 핀은 문명화된 삶을 거부하려 하지만 결국 톰의 권유로 과거의 생활을 청산하기로 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마치며


소설은 톰 소여의 별 숨겨진 뜻이 없고 다분히 재미를 위한 장난기 많은 모험을 통해 순수한 어린이의 세계를 묘사하며 동시에 당시 시대의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갈등을 드러낸다.

모든 것이 다 지독하게 규칙적이어서 정말 견딜 수가 없어.
허락받을 필요 없이 뭐든 할 수 있다면 죽어도 좋겠어.


별 의미 없는 구슬이나 잡동사니를 자랑하고 서로 교환하며, 마치 조울증이 걸린 것처럼 쉽게 기뻐했다가 마치 크나큰 시련을 당한 것처럼 슬퍼하는 어린 소년, 소녀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일에 흥분하고 화를 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톰은 이제 베키 새처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단정했다. 명예면 충분했다. 그는 명예를 위해 살고 싶었다.


그러면서 책에 나오는 강과 호수, 산이 어우러진 시골 근교의 풍경에서 벌어지는 소년의 별 뜻 없는 모험과 생각지 못한 우연이 겹쳐서 만든 행운과 포기하지 않는 용기로 얻어 낸 성취는 독자의 낭만을 자극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이를 통해 "톰 소여의 모험"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독자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시대를 초월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 외 기억에 남는 문구

사실 그도 '뽐내고' 있었다.

다음 순간 톰이 나무껍질에 쓴 글을 읽고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말했다. '이 애가 설사 백만 가지 죄를 짓는다 해도 나는 용서할 수 있어!"

그러나 복수에 대한 열망도 사라지고 곧 유쾌한 생각이 들었다.

소년들이 훌륭하게 복수한 셈이었다. 방학이 시작되었다.

술도 마시고 욕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전혀 하고 싶지 않았다.

좋기는 우라지게 좋아서 땅바닥에 주저앉지도 못하고 눕지도 못하고 뒹굴지도 못한단 말이지.

부자가 된다는 게 남들이 떠들어대듯 그리 대단한 게 아니더라고. 걱정에 또 걱정, 진땀에 또 진땀,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갖도록 만드는 거야.

나는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 따위에는 아무 관심도 없어.

톰 소여의 모험
현대 미국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미국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저자의 대표적 작품 <톰 소여의 모험>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완역한 것이다. 19세기 미국 남부의 미시시피강이 흐르는 한 마을에서, 공부보다 모험을 좋아하는 톰과 그의 친구 헉의 성장기를 풍자와 유머로 솔직하고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위트가 번뜩이는 저자 특유의 문체를 되살려냈다. <톰 소여의 모험>의 초판에 실렸던 트루 W. 윌리엄스의 세밀한 펜화도 옮겨왔다.
저자
마크 트웨인
출판
문예출판사
출판일
201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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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나를 비로소 나답게 만드는가?” 과학 저널리스트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올리버 색스를 연상시키는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우리를 ‘나’ 곧 ‘자아’의 세계로 초대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나’에 대한 애착, 무언가가 ‘내 것’이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일견 ‘나’는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은 스스로가 낯설어지는 순간이 온다. 타인에게 보이는 다양한 ‘나’, 새롭게 발견한 나의 모습을 볼 때면 궁금해진다. 무엇이 ‘진짜 나’인가? 수천 년 전에는 종교와 철학이 이 고민에 함께했다면, 이제 우리에게는 과학이 있다. 뇌과학적으로 ‘자아’와 ‘자기감’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자아는 21세기 뇌과학이 마주한 최고의 난제이자,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이 책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등 제법 익숙한 병명부터 신체통합정체성장애, 유체이탈에 이르기까지, 자아와 관련된 다양한 신경심리학적 질병을 겪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기억을 모두 잃어도 나는 여전히 나일 수 있을까? 내 몸이 내 것이라는 감각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침대에 누워 있는 또 다른 나를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아’는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며, 우리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는가? 저자는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철학 등 학계 최전선의 전문가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섬뜩하면서도 경이로운 자아의 세계를 더듬는다. 실마리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집요한 탐사의 중심에는 ‘자아’라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호기심이 자리한다. 뇌와 몸, 정신과 정서, 사회적 관계와 기억 그리고 자아의 연결고리를 치밀하게 파헤치는 가운데, 우리는 ‘나’(또는 ‘자아’)의 빈자리에서 역설적이게도 자아의 정체를 포착하게 된다.
저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출판
더퀘스트
출판일
2023.03.15

 나는 누구인가.

 

 나의 자아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춘기를 통과 한 사람들이라면 위와 같은 질문이나 그와 비슷한 질문을 한번쯤 자신에게 던져보거나 고민을 해보았을 것 같다.

 

 물론 나도 조금은 고민을 해보았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고민에 대해 어떤 적절한 해답을 구했는지는 어떤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뭐 좀 더 어릴 때는 놀고 먹기 바빴고 지금은 먹고 살기 바빠서 솔직히 더 이상 자아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취급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인것 같다.

 

 현실은 어떨지 몰라도 '자아'라는 주제가 주는 매력은 분명 강력한 것 같다.

 

 자아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오래전부터 종교와 철학 등 온갖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뤄 온 문제이다. 그리고 여전히 분야마다 주장하는 사람마다 그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본 책은 부제와 같이 뇌과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심리학, 철학자들의 의견을 덧붙이며 자아에 대해 탐구를 한다.

 

 책에서 탐구하는 사례들은 굉장히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우리가 흔히 치매라 부르는 알츠하이머나 자폐증 같은 익숙한 사례도 다루지만 자신이 죽었다고 말하는 코타르증후군, 자신의 신체를 절단 하고 싶어하는 신체통합정체성장애와 같은 낯선 신경심리학적 질병을 사례를 소개하며 자아에 대해 질문한다.

 먼저 챗GPT 에게 "자아란 무엇인가"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자아는 개인의 의식, 인식, 아이덴티티, 그리고 자기의 존재를 경험하는 주체적인 측면을 의미합니다. 자아는 개인의 정체성과 자기인식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개념으로서, 개인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과 구별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아는 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지며, 주로 인지심리학, 발달심리학, 심리분석학 등에서 다양하게 연구되고 이론화되었습니다. 자아의 형성은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어린 시기부터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개인의 신체, 정서, 사회적인 요인들에 영향을 받습니다.

 자아는 인식과정, 감정, 행동 등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며, 개인의 생각, 욕망, 가치관, 신념 등이 자아의 일부로 작용합니다. 또한, 자아는 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행동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자아를 다른 개념들과 구분짓기 위해 "자아-이상(self-concept)", "자아-이미지(self-image)", "자아-개념(self-schema)"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자아의 다양한 측면이나 형태를 강조하며, 개인의 자기인식과 관련된 특정한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자아는 개인의 의식과 인식, 아이덴티티 형성에 관련된 개념으로서, 개인의 주체성과 자기인식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책에서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자아에 대한 관념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우리가 말하고 들어온 이야기들로 구성되고, 그 이야기들로부터 서서히 펼쳐지며 생겨나는 실체다.

하나로 지각된 통일감을 갖는 자아.

이러한 실체가 시간이 지나도 지속된다는 느낌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자아에 대해 가지는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물론 불교에 대해 공부를 하신 분들은 무아에 대해 이야기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책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신경심리학적 질병을 사례들로 (통일 감을 잃은 신체, 나와 타인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등) 우리가 자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통념에 반하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책에 소개 된 사례들 중 몇가지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낯설은 것들이 많다. 분명 살아있지만 자신이 죽었다고 믿는 사람,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만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느끼며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 혹은 그 이상의 감정으로 자신의 신체를 절단하는 사람들에 과한 이야기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몸과 내 자아가 일치한다는 생각에 대해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억을 잃음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던 알츠하머에 대해서도 자아 유지라는 관점에서 생각 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리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오디오 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외사랑'을 들었다. 스릴로 소설로 주요 주제로 성정체성 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소설을 듣고 있던 중 도무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다리를 자르기 위해 아시아로 건너가 불법 수술을 받은 사례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멀쩡한 신체를 절단하는 수술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돈을 들여 다리를 잘랐고 그 후 무척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외사랑'이라는 소설 속 이야기와 위 사례는 조금 다른 이야기기는 하지만 그 개인이 느꼈을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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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서울에 살던 평범한 가족이 특별한 계획 없이 미국 시골로 떠났다. 110년된 집에서 밀을 갈고 빵을 구워먹으며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새로운 일상을 찾았다. 소크라테스처럼 삶에 질문을 던지고, 소로처럼 순간을 음미하며 살다 보니 드디어 나답게 살아가는 삶의 맛을 알게 되었다.
저자
박혜윤
출판
다산초당
출판일
2021.06.14

 

 

 누구나 한번 쯤은 살다보면 가끔씩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돈 벌어서 뭐하냐라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서 월급보다 병원비가 더 나올 것 같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괜찮아 지겠지 같은 생각으로 그 자리에 머문다.

 

 그리고 여기 두 책에는 그 동안 해오던 것들을 버려두고 자신의 삶을, 혹은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이상적인 삶을 찾아 떠나는 일을 실행에 옮긴 사람들의 수필이다. 물론 두 책은 세트도 아니고 생활하는 시대에도 큰 차이가 있다.

 

 먼저 월든은 많은 이들이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법한 데이비드 헨리 소로 가 저술한 책이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월든 호수에서 1845년 에서 1847년까지 두 해를 머물며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박혜윤 작가가 쓴 책으로 2021년 출판 되었다. 책 내용에 따르면 저자는 약 7년 동안 미국 시애틀에서 한 시간 덩도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살며 이 책을 출판 했다.

 

 '숲 속의 자본주의자' 는 책 곳곳에 월든의 내용이 나온다. 월든을 사랑하던 저자는 결국 소로처럼 본래 가졌던 직업과 학위 등 그 동안 쌓아 왔던 것을 한쪽에 치워두고 미국의 작은 마을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개인적인 감상은 월든 보다는 숲 속의 자본주의자가 나의 개인적 취향에 더 맞는 같다.

 

 내가 느끼기에는 월든은 조용한 숲 속을 거닐며 방금 농사일을 끝내고 흙이 잔뜩 묻은 젊은 철학자에게 이상적인 삶에 관한 조곤조곤한 설명을 듣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숲 속의 자본주의자는 월든에 나오는 철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조금 더 현실과 타협한 느낌이다. 마치 "뭐 어때, 굳이 나까지 그렇게 살 필요는 없잖아?" 라고 가볍게 말하는 사람과 커다란 빈백에 누워 수다를 나누는 느낌이다.

 인간의 삶과 자연, 진정한 행복과 만족 등, 월든은 많은 이야기와 생각이 담겨있다.

 그리고 소로는 책의 첫 장부터 우리의 상식을 깨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만나는 젊은이와 마을 사람들의 불행은 농장, 집, 창고, 가축, 그리고 농기구들을 상속 받는데서 온다.

 소로가 살았을 당시 시대에 농장과 집 등을 물려 받는 것은 지금으로 치면 사업체나 빌딩 건물을 물려 받는 것과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일은 소로는 불행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가진 것에 얽매이고 더 가질려고 노력하는 일은 인간을 불행에 빠트리고, 진정한 삶이 아닌 일에 얽메인 삶으로 인생을 변질 시킨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그처럼 성공하려고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토록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일까?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혹은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 진정한 삶을 버려가며 일하면 우리는 더 많이 가지게 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하는 악순환을 거치며 병들고 행복을 잃어버린다.

 적게 일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 적게 먹고 적게 먹으면 그 만큼 소비가 줄어든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자신의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찾는다. 이것이 소로가 추구하는 바 중 하나이다.

 

 과연 무엇이 더 좋은 삶일지는 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앞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고 뒤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

 

 소로는 월든에서 삶의 복잡함과 인위적인 것들이 인간을 억압하고 불안감을 일으킨다고 지적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단순함에서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숲 속의 자본주의자에서 말하는 내용도 월든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월든과는 다르게 발전 된 사회와 자본주의를 훨씬 더 편하게 이용한다. 물론 그래도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경치 좋은 곳에 지어진 커다란 전원주택에 정원을 돌보며사는 한가한 삶과는 좀 많이 거리가 먼 삶이다.

 

 많은 것을 원치 않았기에 많은 것을 하지않는 그러면서도 진짜하고 싶은 것을 하는 느긋한 삶에 관해 이야기 하는 책이었다.

 월든이 출간 되었을 때도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소비를 줄이며 간소하게 사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온갖 매체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SNS 등으로 스스로를 과신하고 다른 이들과 쉽게 비교를 하는 시대이니 더더욱 그렇게 사는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월든에서 소로는 혼자지만 숲속의 자본주의자에서는 가족들과 함께이다. 감수성이 한창 예민할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적어도 책속에서는 스마트폰도 TV도 없이 의외로 저자의 방식처럼 잘 살고 있는 듯 하다.

 

 이런 삶이 현대 시대의 최선의 대안적 삶이라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동안 유행처럼 떠돌던 파이어족이나 욜로 같은 사회를 휩쓰는 트렌드로도 다른 이들에게 다가 올 일도 거의 없을 것 같다.

 

 이런 책을 읽으면 누군가는 분명, 젊을 때나 좋은거지 늙고 병들면 어쩌려고 그러냐. 등등 오만가지 현실적 걱정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없으면 없는대로 살라는 거냐라고 비아냥 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날로 치열해져가는 경쟁 사회는 그곳에서 경쟁 하는 사람들을 우울증 등으로 극한에 내몰기도 한다. 거기다 이제 곧 인간 뿐만 아니라 AI나 로봇과도 경쟁을 해야 할 판 인 것 같다.

 

 이런 사회에서 삶은 그냥 사는 것이지 구태여 '잘' 살 필요는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이 더 잘 와닿은 것 같다.

 그 외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구들

그대의 삶이 아무리 가난하다해도 맞부딪혀 살아나가라. 회피하거나 욕하지 말라.

그대가 나쁜 사람이 아니 듯, 삶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 삶이 아무리 가난하다 해도

황혼의 빛은 부자의 집 창문뿐 아니라. 가난한 집 창문도 밝게 비춘다. 또한 초봄에는 가난한 자들의 집 앞의 눈도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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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 전 한줄감상

 

 '총,균,쇠' 를 읽기 부담스러울 때, 균에 관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2. 들어가며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지도 2년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덮치기 전부터 꽤나 많은 전염병들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 했었다.

 

 최근 것으로는 조류 독감, 사스, 메르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정도가 떠오른다. 특히나 메르스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떠들썩했었다. 코로나가 처음 등장 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전 것들처럼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머물거나 상황이 금방 종식 될 거라 생각 했을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는 백신이 개발 된 후, 높은 백신 접종률에 기대 곧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 거라는 우리의 기대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오미크론이란 변이를 만들며 다시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전염병은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지내왔다. 특히 문명이 발달하고 한 곳에 정착해 모여 사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더욱 위세를 떨치며 때로는 세계사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고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책을 통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10가지 감염병과 그 감염병이 불러일으킨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어떻게 변화 시켰고 변화 시킬지 고민 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3. 책의 내용

 

 책은 제목처럼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쳤던 전염병 10가지를 다룬다. 시작은 흑사병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페스트' 이다.

 

 중국에서 시작 되었다고 알려진 흑사병은 비행기는커녕 기차, 자동차도 없던 시대에 몽골군의 진격로를 따라 유럽까지 흘러들어 유럽 전역을 덮쳤고 그로인해 통계에 따라서는 많게는 유럽인구의 약 3분의 2가 전염병으로 죽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책에서는 페스트가 유럽 근대화의 인큐베이터라 설명한다. 대규모로 발생한 페스트로 인해 농노의 인구가 줄어들며 농노와 봉토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권세를 누리던 봉건영주들의 권력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중세시대 권력의 또 다른 한축이던 종교 역시 전염병을 이겨내기 위한 기도회 등을 벌이며 오히려 전염병이 번지는 창구 같은 역할을 하며 그 권세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저자는 이 외에도 인플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황열병, 이질, 결핵, 천연두, 티푸스 그리고 매독을 언급하며 감염병이 세계사에 어떻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한다.

 

 누군가는 이 전염병을 이용해 큰돈을 벌어 대단한 부호가 되기도 하고 전염병의 극복 여부에 따라 중요한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기도 했다.

 

 그리고 도시가 점차 커지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감염병은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 이였고 그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류 문명은 좀 더 발전 할 수 있었다.

 

4. 마치며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지 않고, 감염병에 관한 책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코로나는 이미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다. 크게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기업들은 효율과 이익을 추구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공급망을 설계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던 세계의 물리적 연결망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리고 약하게 만들었다.

 

 작게는 학교나 사무실, 식당 같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일을 하는 것이 더 이상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 와 반대로 온라인 세계는 급격히 발달 했다. 그 동안도 가능했지만 좀처럼 잘 사용되지 않던 화상회의나 재택근무는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현실 세계의 보조적 역할을 하던 온라인 세계가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현실 세계와 같은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들려 하고 있다.

 

 책을 보고 나면 인간의 문명은 감염병을 이겨내며 발전했다. 감염병은 이제는 한계라는 것을 인간에게 경고라도 하는 것처럼 밀집되고 연결 된 인간 사회를 흩어 놓으려 했지만 잠시 후퇴 할 뿐 감염병이 끝날 때마다 도시는 더 커져만 갔다.

 

 코로나를 거치며 우리는 그 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많은 것들도 보았다. 마치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을 때 인간 문명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레이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 에서 예견 했던 사회가 불쑥 다가와 있을까?

 

※ 같이 읽어보면 좋을 책

[독서 노트/소설] - 페스트 - 알베르 까뮈

 

페스트 - 알베르 까뮈

1. 들어가며  때가 때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페스트를 다시 읽게 되었다. 같은 까뮈의 소설이긴 하지만 이방인을 읽은 사람에 비해 페스트를 읽은 사람을 만나본 일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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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인문(사회,정치,철학 등)] - 트렌드 코리아 2022 『TIGER or CAT』 -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2 『TIGER or CAT』 - 김난도

1. 들어가며  식상하지만 또 한 해가 끝이나고 있다. 코로나가 세계를 덮쳐 세상을 바꿔놓은지도 2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각국들이 바깥으로 활짤 열어두었던 문을 걸어 잠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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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아무리 좋게 말해도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자본주의에 대해 궁금한 사람보단 차라리 근세의 유럽 군대의 발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더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지 않을까라고 생각되는 책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발전 해왔는지에 대한 책은 예전부터 많았다. 그런데 예전 자본주의의 탄생을 분석한 책들은 대부분 생산자 위주로 분석하였지만 베르너 좀바르트의 '전쟁과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탄생과 발전을 전쟁과 그 전쟁에 참여하는 군대라는 거대한 소비집단과 결부시켜 연구한 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한다.

 

2. 책의 내용

 

 책은 총 6장에 걸쳐 전쟁이 자본주의의 태동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근대 군대, 그러니까 상비군 제도가 발달하고 그 규모가 중세시대를 아득히 뛰어 넘게 됨으로써 군대를 무장시키고 먹이고 입히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군대는 생산하는 것은 없지만 단순히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비용이 사용하는 소비자로써 시장에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거대하고 지속적인 수요는 생산자들로 하여금 낮은 비용과 합리적인 품질을 바라는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분업화와 전문화를 촉진시키게 되었다. 또한 자본가들은 이 수요를 바탕으로 자본금을 불려 더욱더 거대한 자본세력으로 성장 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라는 사실을 수 많은 표를 통해서 명하고 있다.

 

 여기는 대항해시대에 빠질 수 없는 조선에 관한 이야기도 포함 되어 있다.

 

 전쟁이 근대 군대를 만들어 냈으며, 근대 군대는 자본주의 경제의 중요한 조건들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근대 군대가 재산 형성자로서, 성향 형성자로서, 특히 시장 형성자로서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발전을 얼마나 촉진시켰는가이다.

 

 전쟁이 증권 거래소를 만들어 냈다. 우선 우리가 여기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유가 증권 거래소이다.

 

 무기의 통일성이라는 사상에 우리 소비재의 통일성 관념이 처음 나타났다.

 

 

3. 마치며

 

 과거나 지금이나 전쟁과 돈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인 것 같고, 지금은 전쟁과 자본주의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미국이 대공황을 극복한 것은 케인스주의를 기반으로한 뉴딜 정책 때문이 아니라 세계 2차 대전때문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케인스 주의의 핵심요지가 시장에 부족한 유효수요를 진작하기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이니 군인이라는 일자리를 마련하고 전쟁이라는 행위를 통해 어마어마 한 소비를 했으니 얼마나 목표에 부합하는 일이 아닌가?

 

 자본주의 초기에는 생산이 미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생산자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연구하는 동안 전쟁과 군대라는 것을 통해 수요자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연구한 좀바르트의 통찰력이 대단한것 같다.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가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되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가 계속해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생산과 소비, 그리고 파괴의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는 전쟁은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이 할 때마다 계속해서 나타날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로스차일드'가나 '쿠거'가 와 같은 부자가 되고 누군가는 난민이 되거나 최악에는 시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전쟁에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 전쟁은 여기에서는 파괴하고, 저기에서는 건설한다.

 

 제철 공업이 특히 무기 수요에 의해 그리고 조선이 전함 수요에 의해 한층 더 높은 형태로 변형되었다면, 따라서 제철 공업과 조선이 결국 전쟁이 낳은 아이들이라면, 전쟁은 이로 인해 다시 파괴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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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카프카의 장편소설을 읽다보면 항상 진이 빠지는 것 같다. (사실 뭐 단편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이제서야 카프카 고독 시리즈를 다 읽게 되었다. (성, 아메리카, 소송)

 

 이 세 권의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상대하는 대다수 인물들의 공통점은 이야기가 지나치게 장황하면서도 별다른, 그러니까 실속있는 이야기가 없다. 늘 그럴 듯 하게 이야기는 시작하지만 온갖 제약조건이 있어 불가능하거나 불완전한 해결책만이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대화 내용들은 보면 마치 우리나라 단독으로는 도저히 해결 할 수 없는 미세먼지를 보는 것 같아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다.

 

 책은 회사에서 쓴다면 욕먹기 딱 좋은 문장들이 등장해 독자들을 괴롭히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만들어준다. 실제로 카프카의 작품에는 발표 되고 난 이후로 온갖 주석과 해석들이 달리고 각색 되기도 했다. 소송도 마찬가지이다. 한 권의 책에서 누군가는 종교를 찾고 누군가는 실존주의를 찾는다. 또 다른 누군가는 사회주의를 찾는다. 보는 시점에 따라 온갖 것들이 튀어나오니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2. 줄거리

 

  주인공인 K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을 찾아온 감시인들에 의해 자신의 방안에 구속 되면서 자신이 소송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런데 도무지 자신이 어떤 죄목으로 소송을 당하게 되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건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감시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말도 안되는 황당한 이유를 들며 '이유'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그들은 그저 일을 할뿐이고 법원은 실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신분증명서 같은 것은 우리가 알 바 아니오. 우리는 하루 열시간씩 당신을 감시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 말고는 당신 일과 아무 관계가 없는 말단 직원일 뿐이오.'

 

'관청은 결코 주민들의 죄를 찾아내려고 하는 게 아니고,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죄에 이끌려서 우리 감시인들을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오.'

 

 K는 곧 구속상태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직장인 은행으로 향한다. 그는 소송을 반쯤은 장난으로 생각하고 소송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망가질 우려 따위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날 밤, 그는 하숙집 여주인인 그루바흐 부인에게서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고 이어 뷔르스트너 양에게 그녀의 방을 사용하게된 경위를 설명하며 (요즘 같으면 충분히 성폭행으로 구속되고도 남았을 행동을 보이며) 추파를 던진다. 

 

 K는 법원으로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정해진 시간을 알려주지 않았기에 그는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정해 법원으로 간다. 그러나 빈민가에 도저히 법원이 있을 법하지 않은 낡은 건물에서 법정을 찾아 헤멘 K는 판사에게 심리 시간에 늦었다는 핀잔을 받지만 그곳에서 언변술로 자신을 방안에 구속하던 감시인의 비리를 폭로하고 난폭한 행동으로 판사를 당황시키며 승리감에 도취된다.

 

 다음 주 주말, 또 다시 법정을 찾아가지만 심리가 열리지 않는 법정에서 법원 정리의 아내를 만나고 미래에 판사가 될 것이라는 대학생을 만난 후, 법원 정리를 따라 법원 사무처에 들어가 그곳을 헤메다 밖으로 나온다. 이 법원 사무처의 풍경은 마치 톱니바퀴가 고장나 서로 헛돌기만하는 거대한 기계를 연상시킨다.

 

 이 이후로 K의 일상이 꼬이기 시작한다. 아니 일상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최초의 심리 이후일수 있다. K는 직장내에서 자신의 라이벌인 부지점장이 자신이 소송을 당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어째서인지 그가 찾아가거나,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은 K가 소송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법원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 등을하며 어떻게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 제시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K가 무슨 이유에서 소송을 당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아니 관심도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무죄는 안 된다고 말한다.

 

'법원의 최종 판결은 공개되지 않고, 판사들조차 그것을 볼 수 없어서, 옛날의 판례에 대해서는 전설로만 전해 올 뿐이죠.'

 

 K는 자신을 위해 변론서를 작성할 생각만 할 뿐 완성을 하지 않는 변호사와의 계약을 해약한다. 그리고 31세 생일, "개같군!" 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형을 당한다.

 

 

 사실 줄거리를 쭉 나열하긴 했지만 이 책은 완성작이 아니다. 책의 말미에는 미완성 원고들도 있다. 그래도 전개하는 와중에 내용이 뚝하고 끊겨 버리는 '성'에 비하면 그럴 듯한(?) 결말도 있다.

 

3. 마치며

 

 서론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 책에는 여러가지 해석이 달려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는 무엇이 옳은 해석인가가 중요 한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인 독자가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는지가 당연히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 인간다움을 느꼈다. 최초 이유도 모른 채, 소송을 당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방에 구속되어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K는 자신에게 가해진 사법권력의 강압적인 부당함에 분노하고 최초의 심리에서는 저항하며,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 같은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의 저항은 여기까지였다. 

 

 그는 자신의 무죄와 법원의 부정함을 주장하면서도, 자신들이 지은 죄로 인해 감시인들을 매질하는 형리에게 뇌물을 주어가며 감시인들을 구하려했다. (비록 K의 말대로 고소는 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그는 자신보다 약한 이들에게는 억압하는 시스템(법원)을 부정하면서도 자신과 비등하거나 조금이라도 우월해 보이는 상대에서는 자신을 억압하는 시스템(법원)의 권위를 인정하며 자신이 소송을 당했다는 사실을 숨기려했다. 사실 그 권위를 가장 인정한 것은 K 그 자신이었던 것 같다. 그는 법원을 부정하려하는 척했지만 계속 이끌려 다녔으며 어떻게든 소송을 끝내기 위해 이 방법 저 방법을 쓰다 결국에는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한 채 무력하게 처형당하고 만다.

 

 이제 여영 승진기회 따위는 놓쳐버리고 형리에게 매질을 당하고 기계처럼 소리를 지르는 감시인과 잘나가는 은행원에서 제대로 된 업무로를 볼 수 없을 지경으로 몰락해가는 K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자신은 신념을 가지고 오롯이 스스로 존재한다고 믿지만 거대한 무리에서 내쳐지는 순간 으깨지고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도대체 너는 소송에 져도 좋단 말이냐? 그렇게 되면 어덯게 되는지 알고 있어? 그렇게 되면 너는 그냥 지워져버리는 거야.'

 

 '전에는 언제나 떳떳하게 자기 이름을 말할 수 있었지만, K는 언제부터인지 그 이름이 부담스러웠다.'

 

 

※ 카프카의 다른 소설들

 

[독서 노트/고전] - 미완의 걸작 소설 성 - 프란츠 카프카

 

미완의 걸작 소설 성 - 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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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소설] - 변신 - 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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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책의 내용은 저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이 사람은 대체 어쩌다가 이런 험한 일만 골라서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수준이 어느정도냐면 이 책 하나를 내기 위해 그 많은 경험들을 한 것일까? 라는 의심이들 정도다. 실제로 저자는 이 책을 낼 때도 도배일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책은 어두운 주제와 내용과 다르게 표현과 문체가 제기발랄해 쉽게 쉽게 읽히고 가끔씩은 웃기기도하다.

 

2. 책의 줄거리

 

 책은 누군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궁금해봤을 고기잡이 배의 일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서울의 직업 소개소에서 일을 소개 받고 진도의 한 항구로 내려간 저자는 그곳에서 여러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궁벽한 어촌에 대해 굉장히 상세히 설명을 해준다. 직업 소개소에서 말하는 소득은 온데간데 없고 과연 21세기에 벌어지는 일일까 싶은 문명과는 굉장히 동떨어진 것 같은 광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제대로 돈을 못받는 건 기본이다.

 

 그 다음은 고시원과 편의점, 주유소이다. 여기서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애환이 상세하게 묘사된다.

 

 세번째는 돼지농장의 똥꾼이다. 사실 여기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는 곳이라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요즘 꽤 많은 이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동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채식주의자로 전환한다. 그런데 과연 그 가혹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인간들은? 여기서 최초로 외국인 노동자가 등장한다. 웃기게 인간은 더 떨어질 곳이 없을 것 같은 바닥에서도 서로 층을 분리시킨다. 그리고 자동화가 언급되며 이 최악의 일조차 점차 없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네번째는 농촌의 비닐하우스다. 이곳 고용주들은 참 선량한 사람이다. 일을 제대로 못하는 주인공을 감싸주고, 주인공의 반발에 눈물 짓기도 하고 그의 환경을 개선해주기 위해서도 노력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선량함과는 별개로 돈과 일 문제에 관한 고용주와 고용인이 얼마나 커다란 간극이 있는지를 아이러니 하게 보여준다.

 

 마지막은 자동차 부품업체이다. 소위 하청이다. 그것도 메이저급 벤더가 아닌 거의 가장 끝단에 위치한 벤더 같다. 여기서는 파견직과 외국인 노동자의 애환과 관리직과 현장직(실무자) 간의 대립이 드러난다. 그리고 가장 복잡한 인간관계가 나타나며 크다면 크고 우습도록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을 작은 사회가 어찌 굴러가는지 까발리고 있는 것 같다.

 

 저자의 개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에필로그 형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3. 마치며

 

 책에서 말하는 '인간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인간의 조건'이라고 하니 왠지 곤충은 '머리','가슴','배'로 이루어져있다는 말이 떠오르니 인간다운 삶의 조건이 무엇인지 책은 묻는 것 같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앞에 존재했던 무수히 많은 성현들이 철학적인 말들을 언급했으니 제쳐두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돈' 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말대로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라는 말에 동의는 하지만 나는 '돈이 인생의 최소한' 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돈이 없으면 같은 시대에 살면서도 전혀 다른 생활을 해야한다. 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이 글을 보고있는 디스플레이도 다를 것이고, 읽고 있는 온도 역시 다를 것이다.

 

 책에 등장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한 때 잘나갔던 시절이있다. 몇몇은 대기업에 근무하기도 했고 조그맣지만 자신의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상상하기도 힘든 생활 환경속에서 최저임금과 월 2회 휴무를 감내하며 고용주로부터는 푸대접을 받으면서도 곧 잘 주인공에게 '남의 돈 벌어먹고 사는게 쉽지 않다.'라고 충고한다. 이것이 체화 된 체념인지 아니면 고용주로부터 받은 세뇌인지 아리송 할 지경이다. 어째서 고용인이 많은 고용주들이 최저임금을 '충분임금'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고용주의 편을 들고 있는 것일까?

 

 책의 마지막 부분 창작된 이야기속 주인공이 소리치는 장면이 굉장히 기억이 남는다. 주인공과 같이 항구에서 도망친 젊은이가 '남의 돈 벌어먹고 사는 일이 참 힘들다.' 라고 말한다. 그러자 주인공이 그를 미친듯이 꾸짖으며 말한다. '그게 왜 남에 돈이냐고 일을 하고 받은 내 돈'이라고 소리친다.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혹은 외면하고 있었던 세상의 이면을 엿본 기분이었다. 사실 이런 모습들은 우리에게서 멀지 않다. 주유원들은 이미 대부분 사라져버렸지만 고시원과 편의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이런 것들 조차 언제 주유원과 같이 없어져 버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점점 인간이 인간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비용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오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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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쌀쌀해질 때쯤이면(호빵 나오는 시기와 왠지 비슷한 것 같다.) 항상 나오는 책인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도 나왔다. 나이 때문인지 (이건 좀 아닌 것 같지만), 하는 일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성격 탓인지 책을 읽고 있으면 나라는 인간도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생각이 문득 들곤 한다.

 

 이제 주식을 하는 스타일도 바꾼 터라 트렌드에는 별 관심이 없긴 하지만 거의 습관적으로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우습니다.

 

 매해 그 해의 동물을 주제로 주제를 선정하니 내년은 쥐의 해이다. 그래서 타이틀은 “MIGHT MICE” 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어렸던 시절 슈퍼맨처럼 망토를 휘날리며 날아다니던 작은 생쥐를 TV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가수도 기억난다. 내년 트렌드가 주제인데 옛날이야기는 그만하고 주제로 돌아가보자.

 

2020년 트렌드에 대한 장에 대한 요약

 

1.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 한 인물이 다른 공간에서 다른 성격을 내보이는 것을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EX : 현실에서의 나, SNS에서의 나)

 

2. Immediate Satisfaction: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 마지막 고객 접점의 소비자만족이 중요하다는 측면을 강조 (EX : 언박싱의 순간)

 

3.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 평등에 대한 욕구의 분출 (EX : 회사에서의 호칭 파괴)

 

4.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 소유하지 않는 것의 일반화 (EX : 넷플릭스)

 

5.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 1명이 1개의 성향과 취향이 아닌 N개의 성향과 취향을 가진, 1번과 관련이 있다. (EX : 빅데이터 기반 추천)

 

6.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 더 적극적인 소비, 판매자가 만드는 것을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시대는 애초에 지났고 소비한 물품에 대해 단순히 리뷰를 다는 시대도 이제는 구시대적이다. 소비하는 대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소비자들 (EX : 프로듀스101)

 

7.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 특화는 이제 차별화의 포인트가 아니라 그 서비스, 제품의 생존 조건이다. (5번과 연관이 있다.)

 

8.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 충분한 구매력과 개인의 성향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5060세대

 

9.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 꼭 해야할 일이 외에는 돈을 들여서도 편리를 추구한다. (EX : 건조기, 식기세척기)

 

10.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 보다 더 나은 가 아닌, 어제보다 더 나은 를 추구하는 사람들

 

 책을 읽다보니 사람들이 온라인 매체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말에 내가 읽고 생각한 결론들부터 후딱 넣어보았다.

 

 몇 년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재미있는 점은 인간이 점점 파편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체가 점점 작어 지더니 이제는 한 개인을 조각조각 쪼개가고 있는 것 같다.

 

 신에게서 존재를 이유를 찾던 인간이, 신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이 만든 세상을 구성하는 모양처럼 스스로를 잘게 쪼게 자신들이 만든 세상 속으로 몸을 비집고 밀어 넣는 모습을 연상시키며 레리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처럼 과연 인간은 데이터화가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구글의 검색 자료를 분석한 책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인간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사실이 이미 충분히 증명이 되었다. 다만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에는 그 숨겨진 페르소나를 분출한 곳이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세상에서 편리하고도 공공연하게 그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을 뿐이다. 다만 익명성이 존재하지 않는 SNS에서는 여전히 표출이 되지 않지만 개인의 데이터 축정이 증가 할수록 스스로도 잘 모르는 욕구마저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그렇게 초개인화 된 사회에서 조차 트렌드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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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책은 총 2부로 구성 되어 있다. 1부에서 현재 상황을 몇가지의 키워드로(저성장, 인구, 기술 빅뱅, 로봇과 인공지능) 현황을 점검하고 이로인해 발생할 미래의 일들을 예측해본다. 그리고 2부에서는 1부의 것들로 인해 발생하는 일에 대해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일을 경제의 3주체라고 할 수 있는 개인, 기업, 국가(사회)의 관점에서 찾아서 정리한 했다.

 

 사실 굉장히 냉정하게 책을 평가하자면 1부에 기술 된 내용은 이미 다 다른 책에서 한번 이상씩 다루어졌던 주제이고 2부에 이야기하는 대책 또한 선대인 소장이 그간 이전에 저서이든 강연을 통해서든 꾸준히 주장해 오고 있던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을 만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내용들이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자리 문제를 중심으로  잘 엮어진 책이라는 것이다. 이미 이와 관련된 주제의 책을 읽었다면 정리하는 느낌으로 아니라면 가벼운 느낌으로 읽기에 적당한 책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선대인 소장님의 책은 신간을 E-book으로 언제나 발간 해주셔서 좋다.)

 

2. 주요 내용

 

 1부는 현황이다.

 

 먼저 저성장이다. 우리 나라 경제는 이제 고도 성장시기를 지나 저성장 시대로 완전히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과거 주력 산업군의 기업 매출은 줄어들고 있고 한계기업은 늘어만 간다. 기술혁신이 빨라지면서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의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또한 금융위기로 인해 발생했던 저금리 시대 또한 끝나간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가계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이자부담 등으로 인해 소비여력은 점점 줄어만 간다. 또한 수출에 주력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취임 이후 날로 높아져만 가는 보호무역의 장벽은 우리나라 경제의 또다른 위협 요인 중 하나이다.

 

 인구이다. 인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구가 경제에 보너스가 되던 시대를 지나 이제 인구가 경제에 마이너스가 되는 '인구오너스'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저출산과 급속도로 진행된 고령화는 마찬가지로 전체 사회의 소비성향을 줄어들게 하고 이는 인구절벽과 더불어 소비절벽을 불러일으켜 기업에 매출을 줄어들게하는 악순환을 진행 시킨다. 인구 감소로 인해 건설과 부동산쪽으로 악영향이 미칠수 밖에 없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해 줄어든 저연령대의 인구는 교육에 악영향을 낀친다. 그러나 보 등의 일부 분야는 고령화로 인한 수혜를 받을 것이다.

 

 그 다음은 기술 빅뱅이다. 빨라지는 기술혁신이 산업을 재편한다. 전기차, 자율주행 차량은 기존 자동차 산업의 지형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특히나 자율주행 차량 같은 경우는 내연기관을 생산하던 기업에서 ITC 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 갈지도 모를 일이고 전기자동차 또한 기존의 자동차 부품 및 완제품 생산 업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관련된 일자리에도 큰영향을 미칠 것이다.

 

 로봇과 인공 지능이다. 로봇과 인공지능 역시 우리의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나 한국은 더 취약하다고 한다.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된 보호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한국은 이미 로봇밀도가 굉장히 높은데다 고급 산업용 로봇이 투입되면 인건비 절감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도 한국이다. 특히나 중간층 직업은 더욱 빨리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지만 비정형화 된 일을 하는 직업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2부는 대책이다.

 

 먼저 기업이다. 기업이 성장을 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기가 지났다 매출이 늘어도 오히려 인력을 줄이기까지 하는 시대에 살고있다. 특히나 대기업이 성장해서 일자리를 창출 할 것이라는 것은 이제 신화에 가깝고 많은 대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원이 남아 있을 때 다음 먹거리를 찾아야 하며 무조건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역략 중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도 충분히 탐색하여야 한다.

 더 이상 막장한 자본과 생산력으로 시장을 압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대기업 역시도 강자의 전략이 아니라 롱테일을 노리는 약자의 전략을 활용 할 줄 알아야 한다.

 

 개인 이다.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찾아야 한다. 많이 들어 본 말일 것이다. 또한 미래에 직업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지금의 것과 다르고 여러번에 생애전환기에도 대비하여 어떻게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교육을 받을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자산에 관해서는 한국의 경우 가계의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 이제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적절한 자산 분배를 통해 금융자산의 비중도 늘려야 할 때이다. 또한 자녀의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되도록이면 줄이는게 좋다. (간단히 이유를 설명하자면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마지막으로 국가(사회) 이다. 일다 조세개혁을 실시하여야 한다. 한국의 조세는 부의 재분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를 통해 부의 재분배 역활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여야 하며 낭비 되는 세금도 줄이고 사회보장 제도도 강화하여야 한다. 사회가 개인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 혁신적인 무언가를 시행 할 수 있다. 이 역활을 하는 것이 사회보장 제도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 역시 강화하여 미래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여야 한다.

 

3. 마무리

 

 급하게 쓰다보니 책 내용을 꽤나 많이 후려쳐서 마음대로 단순하게 만들어버렸다.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내린 책이 말하고 싶은 결론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기업과 개인은 메가 트렌드에 올라타고 끊임 없이 학습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사회는 (혹은 국가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조세 개혁등을 통해) 밑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라고 말하고 싶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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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케스트를 듣다가 이런 말이 나왔었다.

 

 주식 공부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주식을 하지 않는 것 입니다.

 주식을 시작하면 주식에 홀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공부가 되지 않는다. 깊게 공부를해서 자기것으로 만들기 보다는 빨리 주식을 하려고 한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주식을 하기 전에도 주식을 시작한 이후로도 많은 양의 주식관련 서적을 읽었었다. 확실히 주식을 시작하고 난 이후로는 책을 읽다보면 애가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서 빨리 나도 해보고 싶다. 그래서 돈을 벌고 싶다. 과연 이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 이 주식은 과연 이것에 맞을까? 어서 주식을 찾아보자. 이런 온갖 사념들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 같다.

 

 재무제표에는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벌고, 얼마나 쓰고, 내 돈은 얼마이고, 빚은 얼마인지 자세히 적혀있다. 자신의 회사를 다른 회사와 거의 동일한 기준으로 놓고 비교해서 표현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달리 비유 하자면 주가가 인기투표에 가깝다면 재무재표는 자동차의 재원표와 같은 것이다. 물론 스펙이 다른 차량보다 우수하고 가격이 싸다고 해서 인기가 많은 것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인기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싼 것일 수도 있다는 거긴 하지만 우수한 재원과 가성비로 인지도를 쌓아 나간다면 결국은 인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책의 목표는 차량의 재원표 대신 회사의 재무재표를 통해 우수한 기업 혹은 주식을 찾아내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책은 재무재표의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각종 지표와 숫자가 가리키는 의미,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 조심해야 할 사항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여 준다.

 

 책을 읽다보면 재무제표에 표기된 하나하나의 숫자와 목록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PER, ROE와 같은 각종 투자지표도 어떤 의미인지 설명을 해주고 몇가지 알려진 투자 기법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재무제표는 회사를 분석 할 수 있는 기본적이고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공개되어 있는 정보 중 하나이면서도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이 책을 읽고 투자에 참고 한다면 최소한 상장폐지가 가깝거나 현금흐름이 나빠 위태로운 기업 같은 곳에 투자를 하는 우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더 나아가 좋은 종목을 찾아 성공적인 투자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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