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다들 그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사람이 가득 들어찬 어두컴컴한 영화관, 영화의 앞에 나오는 지루한 광고도 끝나고 화재 비상대피로 안내 방송이 스크린에 나올때 쯤 겨우 도착해 사람들의 다리를 헤치며 나아가 가운데 있는 자리에 겨우 착석했을 때.

 

 나 혹은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내 왼쪽 혹은 오른쪽 팔걸이에 음료수를 끼워놨던 경험. 물론 양쪽 팔걸이가 다 남에게 점령되는 일은 흔치는 않겠지만 혹시 그렇게 됐다면 대체 내 음료수는 어디에 놔둬야 되지??

 

 책은 이런 소유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다. 내가 산 영화표의 가격에는 분명 영화가 상영하는 동안 좌석에 대한 소유권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소유권에는 과연 어느쪽 팔걸이에 대한 소유권까지 포함 되어 있는 것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이런 불쾌한 소유권에 관한 문제에 맞닥드리더라도 참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한 해결책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영화표나 기타 약관에 어느 쪽 팔걸이가 고객의 소유인지 명확하게 표기를 하거나.

 

 모든 좌석이 양쪽 팔걸이를 가질 수 있도록 팔걸이 자체를 늘리면 된다.

 

 그러나 영화관을 운영하는 기업은 소유권을 모호하게 설정함으로써 팔걸이를 비용을 줄이고, 그 공간만큼 좌석을 더 설치해 이익을 늘리는 한편 불편한 상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쟁의 해소를 소비자 혹은 현장을 관리하는 말단 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책은 항공기 좌석을 예로든다.)

 

 책은 위와 같은 예로 우리가 흔히 마주칠수 있는 소유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언급하며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6가지 소유의 법칙을 제시한다. 선착순, 점유, 노동, 귀속, 자기 소유권, 상속이다. 이 단어들을 들었을 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소유권을 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과연 이것들이 정말 우리의 소유권을 보장해주고 있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한정판 물건을 사기 위해 오픈런을 하고,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서도 줄을 선다. 선착순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이해 할 수 있는 소유권을 나눠가지는 방식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바뀌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돈을 주고 대신 줄을 설 사람을 고용하고, 미국의 대형 놀이공원은 돈을 더 내면 빠른 입장이 가능해졌다. 전화번호나 주소, 심지어 심각한 경우에는 주민번호 마자 이미 여러곳에 공유되고 있고, 이것보다 훨씬 매밀하다고 할만한 개인의 유전자 정보 조차 회사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책에는 소유권에 관한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지는 않다.

 

 소유권을 설정하는 방법을 변경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도 알려준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알래스카 킹크랩 어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일 중 하나라는 알래스카 킹크랩 잡이는 자연 환경적 요인 외에도 배에 탄 사람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바다속 킹크랩에 관한 소유권을 획득하는 방법이다.

 

 원래 킹크랩은 한정 된 기간 내 바다에서 건져내는 순서대로 소유권을 가졌다. 일견 타당해보이긴 하지만 한정된 자원에서 선착순으로 건져내는 것이다보니 악천후나 기타 선박 결함등의 위험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들은 출항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걸 선박당 소유권을 총량으로 규제 함으로서 안전을 확보하고 오히려 전체적 이익을 늘리는 일이 되었다. 과연 지금 우리사회에 온전히 내것이라고 확언 할 만한 것이 있기는 한 걸까?

 

 책을 읽은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이다.

 

 어떤 사이트나 어딘가 회원에 가입을 하면 내 정보는 금세 온갖 곳에 공유되고 휴대전화로는 스팸이 넘쳐난다.

은행 어플에 들어가면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등 온갖 단어와 미사여구 당신에게 커다란 혜택을 줄 것처럼 이야기 하며 정보를 팔아 넘기라고 한다.

 

 스마트폰은 어떤가 내가 간 위치며 통화내역이며 온갖 내 개인적인 것을 캐내가기 위해 온갖 권한을 요구한다.

 

 세금, 월급, 복지 등 대부분의 문제는 소유권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 많다. 회사에서 혹은 여타 공동체가 만들어 낸 성과와 이익의 소유권은 누구의 것인지에 관한 논쟁은 오래도록 해묵은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는 소유권에 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끝으로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이건 좀 너무 마케팅 용으로 붙여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응형
반응형

 

1. 들어가며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라는 말처럼 요즘 세상만사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문제로 연결되는 것 같다. 아직까지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지만 많은 국가들이 봉쇄를 중지한 이유에는 병의 전염이 통제 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경제적 이유로 봉쇄를 포기하지는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가끔 코로나로 인해 수백 명의 사람이 죽어가는 뉴스 뒤를 따라 나오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거라는 뉴스에 혀를 끌끌 차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 어떤 뉴스를 보고 더 걱정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경제라는 것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사항이니 어느 시대인들 중요치 않았을 리는 없지만 현대 자본주의 시대가 시작된 경제학은 최고의 사상적 권력을 움켜쥐고 사회 전체의 담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연 현재의 경제학은 그 권력에 걸맞을 정도로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까?

 

2. 책의 줄거리

 

 책은 신나게 현재 주류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비난한다.

 

 가장 먼저 마치 공학 법칙처럼 정교한 수학적 모델을 사용한 것을 비판하며 경제학이 여기에 이를 수 있도록 한 가정인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비판한다.

 

 수학은 경제 이론을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수학화된 경제 이론이 현실 세계에 대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말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에는 '모든 부분에 적용되지 않는' 비과학적인 가치 판단이 개입되기 때문에 서머스의 견해는 경제학이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그리고 투표의 역설, 무임승차, 인센티브 제도와 넛지 등을 비판하며 우리에게 잘 못 알려지거나, 경제학들이 교묘히 무시하거나 감춰놓은 것들을 끄집어내며 과학의 탈을 쓴 경제학을 비판한다.

 

프리드먼은 많은 경제 이론이 현실과 명백히 충돌하지만, 그 때문에 경제 이론이 과학이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프리드먼과 베커에게 경제 이론에서 가정하는 인간의 행동이 비현실적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가정이 비현실적이더라도 예측이 정확하면 그 이론은 '건전한 과작'이 된다며... (중략)

 

하이파의 부모들도 금전적 인센티브를 설득의 수단이 아니라 약속의 준수를 매수하려는 수단으로 보았던 것이다. 지각의 '가격'이 결정되자, 부모들은 벌금을 일종의 요금, 즉 아이를 늦게 데리러 가는 권리를 매수하는 요금으로 여겼다.

 

 그리고 그 경제학의 논리로 인해 점점 심해져가는 불평등을 비판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불평등 심화의 주된 원인은 최상층 계급의 변화에 있다. 하위 99퍼센트와 비교했을 때에나 GDP의 비율에서 상위 1퍼센트에게 주어진 보상이 크게 증가했다...(중략)...이 질문의 대답은 단순하면서도 충격적이다. 상위 1퍼센트가 더 많이 갖겠다고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에 ...(중략)

 

 저자의 의도를 내가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면 경제학은 자본주의 시대의 지배층이라고 할 수 있는 부자들의 존재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다. 마치 오래전, 종교 혹은 철학이 왕의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해주 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제학자는 마치 자신은 이 세계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처럼 전지적 관찰자 시점으로 사회를 탐구했다고 비판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인간에 의해 움직이지만 인간은 배제되고 도덕성은 결여된 학문이 되어 버렸다고 말한다.

 

결국 대부분의 경제 수치는 경제학자가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낸 것이지, 뉴턴 역학의 변수처럼 현실 세계에서 관찰된 것이 아니다. 경제학은 외부에서 경제를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한 중립적인 개념과 도구가 아니라는 게 여기에서 다시 확인된다. 경제학은 경제 내에서 운영되며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를 꾸려가는 학문이다.

 

3. 마치며

 

 경제학이란 무엇일까? 내가 대학교에서 배울 때는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학문'이라고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경제학에서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했던 가정은 선택을 하는 경제주체는 동일한 환경에서 가장 이익이 되는 최적의 선택을 하는 합리적인 인간, 소외 말해서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가정이었다.

 

 나는 대학교 1학년 시절, 교수님의 그 이야기를 '그래 그렇지' 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들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노릇이다. 왜냐고? 그 강의실에는 '그 가정은 엉터리야!' 라고 외치는 많은 실제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꾸벅꾸벅 조는 학생, 아예 출석을 하지 않은 학생, 그냥 휴대폰을 하며 딴짓을 하는 학생 등등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는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이다. 합리적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면 어떻게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위험도 파악하지 못한 파생상품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경제학은 세상을 파악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능열쇠가 아니다. 다만 세상을 바라보는 카메라에 필터를 씌워 사람들과 문제를 단순화시키고 거기에 수학을 첨가해 그럴듯하면서도 비교하기 편한 결론을 내려놓을 뿐이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 문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것이 논의될 때는 '경제' 뿐만 이나라 '인간'도 함께 언급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경제학자이든 아니든 경제 이론과 경제가 우리 영향권 밖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자연계를 지배하는 법칙과 힘을 제어할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도 경제는 자연계와 다르다. 그렇다고 경제가 하나의 획일적인 돌덩어리는 아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