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가 "서양 철학은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 라고 평하고 많은 국가들의 정치 체제인 민주주의 원형, 그리고 여러 저작물과 영상물로 직접적으로 표현되거나 영감을 주는 그리스 신화와 일리아드와 같은 고전 작품까지 그리스가 서양사와 현재 세계사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필생의 역작이라는 15권에 이르는 로마인 이야기는 다른 나라에서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마치 한편의 소설을 써내 듯 역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저자의 필력은 그녀의 역사관이 편향 되었건, 능력있는 독재자를 사랑하던 간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저자의 장점과 단점이 유감 없이 발휘가 된다. 책은 한번 잡고 읽기 시작하면 놓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거대한 스케일의 전쟁 상황에서 인간의 모습과 모순을 집어내고 과감하고 결단력있는 개인을 매력적으로 풀이하고 그에 반대하는 인간을 거의 나락으로 몰아 붙여 대비시킴으로써 매력도를 극대화 시킨다.
2. 책의 내용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성향이 드러난다. 각 권마다 그 시대의 세계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전쟁과 인물이 중심이되어 이야기가 이어진다.
먼저 1권의 시작은 일단 영화 300으로 우리에게도 꽤나 친숙한 나라인 스파르타로 시작한다. 그저 스파르타식 훈련 등으로 기억되는 혹독한 전사의 나라 이미지가 있는 스파르타는 의외로 권력 분립이 상당히 된 구조였다. 다만 그 구조가 바뀌지 않고 나라가 망할 때까지 이어지다보니 삐걱되며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또다른 그리스의 대표도시 아테네가 나오고 그들이 어떻게 민주주의라는 것을 이룩하고 몰락을 했는지(몰락은 2권이 되서야 나온다.)에 대해서 서술한다.
1권은 거대 제국인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을 다룬다. 유명한 마라톤 전투, 300의 무대가되는 테르모필레 전투, 살라미스해전과 페르시아를 완전히 몰아낸 플라타이아이 전투까지를 다루고 이 전쟁 이후 델로스동맹 성립과 아테네와 피레우스의 일체화 작업 등을 통해 번영하는 아테네의 모습을 다룬다.
2권의 전반부는 번영기의 아테네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후반기에는 펠레포네소스 전쟁이 시작되며 벌어지는 그리스의 몰락을 다루고 있는데 삼국지 연의의 거의 마지막 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제갈량이 북벌을 벌이다가 병사 후 모습을 연상시킨다. 능력이 있으나 운이 없어 재능을 꽃피우기도 전에 좌절을 하거나 민중에게 버림을 받고 능력은 없지만 그저 말빨이 좋아 사람들을 휘두르고 다니다가 오히려 분란을 키울 뿐인 사람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3권은 아마 누구나 아는 마케도니아의 그 유명한 영웅 알렉산더가 등장한다. 로마인 이야기의 카이사르 이후 그녀의 판타지를 가장 충족시키는 인물 중 한명인 것 같다.
3. 마치며
책을 읽다보며 느낀 것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촉발시키고 이룬 것은 그 민주주의의 주권자들이 아니라 능력있는 개인들로 묘사가 된다. 솔론의 개혁, 페이시스트라토스의 참주정 시대,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까지 소위 지배층이 주도한 권력의 분배는 왕을 단두대에 매달았던 프랑스의 시민혁명의 이미지와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
저자의 쓴 책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나의 지식이 부족하여 무리다. 그러나 책이 재미있고 잘 읽힌다는 이유로 그 저자의 역사관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것은 굉장한 위험한 생각이다. 이 책은 다큐가 아니니 모든 것을 진실로 받아 들이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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