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은 부제인 ‘어느 미술품 컬렉터의 기록’ 처럼 저자의 미술품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술품을 수집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충고와 조언 등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에 어려운 것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 수집을 취미로 여기고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취미로 무언가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과거부터 있었다. 먼 과거에는 찻잔과 벼루 같은 것을 수집했고, 우표, 동전, 레고, 최근에는 스니커즈를 수집하는 사람도 많아 진 것 같다.
그리고 그 수집이 누군가에는 단순한 취미의 영역을 넘어 투자의 한 방식으로도 자리를 잡았다.
수집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중적인 영역에 들어서고 있지만 미술품 수집은 내게 여전히 부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상이 강한 것은 가끔씩 기사나 뉴스로 나오는 경매에서 수 백, 수 천억원에 낙찰 되었다는 미술품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다시 말하지만 책은 이런 미술품 수집을 일반인들도 접근 할 수 있는 영역으로 만들고자하는 저자의 바람을 담고 있다. 저자는 20대 때, 돈이 많지 않은 시절부터 미술품 수집에 열중 했다고 했다. 다른 이의 추천으로 산 미술품의 가격이 크게 올랐던 이야기도 나온다. (어째...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입문하는 계기와 비슷한것 같은건 내 착각일까?)
이렇듯 저자는 미술품은 수집 후 보관하는 동안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효용을 누릴 수 있고 추후 다른 이들에게도 가치를 인정 받는다면 투자의 목적물로 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고 설파한다.
조각 투자 등의 핀테크 기술이 발달과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들로 인해 고가의 미술품 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성은 이전보다 훨씬 개선 된 것 같다. 과거처럼 화랑 같은 곳에서만 실물로만 미술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하면 미술품의 작가에 대한 정보가 주르륵 나올 뿐더러 동일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 것도 훨씬 쉬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자신이 수집한 것을 되팔지 않는다는 저자는 책의 제목처럼 투자보다는 수집 자체를 즐기기를 권하는 것 같다.
육아 용품으로 방안이 가득찬 현실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수집에는 큰 취미가 없다. 다 읽은 책을 처분하지 않은 것도 그저 귀찮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전자책이 나온 뒤로는 종이책 보단 전자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무겁고 큰 책 일수록 보관도 읽기도 가지고 다니기도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끔씩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았던 책들 중 마음에 드는 작가의 책이 리커버 버전 등이 나오면 가끔씩 사모으는 걸 보면 가끔씩은 손에 잡히는 물성에 욕구 같은 것이 나한테도 없지는 않다는 걸 느끼곤 한다.
내 생각에 수집이란 수집물 자체의 가격 외에도 수집물의 크기에 따라 꽤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취미인 것 같다.
책을 읽는 와중에 나도 가끔씩 미술관에만 찾아가서 그림을 볼 것이 아니라 그림을 한 번 사볼까? 하는 마음으로 찾아본 경매 사이트는 싼 것이 시작가가 100만원 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못도 하나 박지 못해 결혼 사진이며, 애 돌사진도 걸어 놓지 못하는 전세 집 어디에 그림을 걸어 놓을 것인가라는 문제의 벽에 부딪혔다.
수집품은 손상되지 않도록 잘 보관해야한다는 저자의 충고를 떠올리면 미술품 수집은 아직 나에게 너무 높은 벽인 것 같아 아쉬웠다. 물론 저자는 작은 소품으로 시작을 하라고 하지만... 과연 그런 소품을 탁자 위에 무심히 올려 두었다간 애들 손에 남아날까? 라는 불안감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 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말하는 좋은 미술품의 기준을 이다.
- 작품의 독창성
- 질이 좋은 작품
- 작품의 상태
- 구매할 작품의 가격이 자신의 경제적 여건과 맞는가?
- 주변의 평가
- 작품의 진위 문제
마지막으로 저자는 돈으로도 좋은 취미를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꼭 수집이 아니더라도 취미를 가지는 건 누구에게나 좋은 일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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