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박혜윤
- 출판
- 다산초당
- 출판일
- 2021.06.14
누구나 한번 쯤은 살다보면 가끔씩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돈 벌어서 뭐하냐라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서 월급보다 병원비가 더 나올 것 같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더라도 언젠가 괜찮아 지겠지 같은 생각으로 그 자리에 머문다.
그리고 여기 두 책에는 그 동안 해오던 것들을 버려두고 자신의 삶을, 혹은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이상적인 삶을 찾아 떠나는 일을 실행에 옮긴 사람들의 수필이다. 물론 두 책은 세트도 아니고 생활하는 시대에도 큰 차이가 있다.
먼저 월든은 많은 이들이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법한 데이비드 헨리 소로 가 저술한 책이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월든 호수에서 1845년 에서 1847년까지 두 해를 머물며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박혜윤 작가가 쓴 책으로 2021년 출판 되었다. 책 내용에 따르면 저자는 약 7년 동안 미국 시애틀에서 한 시간 덩도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살며 이 책을 출판 했다.
'숲 속의 자본주의자' 는 책 곳곳에 월든의 내용이 나온다. 월든을 사랑하던 저자는 결국 소로처럼 본래 가졌던 직업과 학위 등 그 동안 쌓아 왔던 것을 한쪽에 치워두고 미국의 작은 마을로 들어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개인적인 감상은 월든 보다는 숲 속의 자본주의자가 나의 개인적 취향에 더 맞는 같다.
내가 느끼기에는 월든은 조용한 숲 속을 거닐며 방금 농사일을 끝내고 흙이 잔뜩 묻은 젊은 철학자에게 이상적인 삶에 관한 조곤조곤한 설명을 듣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숲 속의 자본주의자는 월든에 나오는 철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조금 더 현실과 타협한 느낌이다. 마치 "뭐 어때, 굳이 나까지 그렇게 살 필요는 없잖아?" 라고 가볍게 말하는 사람과 커다란 빈백에 누워 수다를 나누는 느낌이다.
인간의 삶과 자연, 진정한 행복과 만족 등, 월든은 많은 이야기와 생각이 담겨있다.
그리고 소로는 책의 첫 장부터 우리의 상식을 깨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만나는 젊은이와 마을 사람들의 불행은 농장, 집, 창고, 가축, 그리고 농기구들을 상속 받는데서 온다.
소로가 살았을 당시 시대에 농장과 집 등을 물려 받는 것은 지금으로 치면 사업체나 빌딩 건물을 물려 받는 것과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가슴 설레는 일은 소로는 불행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가진 것에 얽매이고 더 가질려고 노력하는 일은 인간을 불행에 빠트리고, 진정한 삶이 아닌 일에 얽메인 삶으로 인생을 변질 시킨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그처럼 성공하려고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토록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일까?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혹은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 진정한 삶을 버려가며 일하면 우리는 더 많이 가지게 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하는 악순환을 거치며 병들고 행복을 잃어버린다.
적게 일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 적게 먹고 적게 먹으면 그 만큼 소비가 줄어든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자신의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찾는다. 이것이 소로가 추구하는 바 중 하나이다.
과연 무엇이 더 좋은 삶일지는 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앞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고 뒤의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
소로는 월든에서 삶의 복잡함과 인위적인 것들이 인간을 억압하고 불안감을 일으킨다고 지적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단순함에서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숲 속의 자본주의자에서 말하는 내용도 월든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월든과는 다르게 발전 된 사회와 자본주의를 훨씬 더 편하게 이용한다. 물론 그래도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경치 좋은 곳에 지어진 커다란 전원주택에 정원을 돌보며사는 한가한 삶과는 좀 많이 거리가 먼 삶이다.
많은 것을 원치 않았기에 많은 것을 하지않는 그러면서도 진짜하고 싶은 것을 하는 느긋한 삶에 관해 이야기 하는 책이었다.
월든이 출간 되었을 때도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소비를 줄이며 간소하게 사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온갖 매체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SNS 등으로 스스로를 과신하고 다른 이들과 쉽게 비교를 하는 시대이니 더더욱 그렇게 사는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월든에서 소로는 혼자지만 숲속의 자본주의자에서는 가족들과 함께이다. 감수성이 한창 예민할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적어도 책속에서는 스마트폰도 TV도 없이 의외로 저자의 방식처럼 잘 살고 있는 듯 하다.
이런 삶이 현대 시대의 최선의 대안적 삶이라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동안 유행처럼 떠돌던 파이어족이나 욜로 같은 사회를 휩쓰는 트렌드로도 다른 이들에게 다가 올 일도 거의 없을 것 같다.
이런 책을 읽으면 누군가는 분명, 젊을 때나 좋은거지 늙고 병들면 어쩌려고 그러냐. 등등 오만가지 현실적 걱정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없으면 없는대로 살라는 거냐라고 비아냥 거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날로 치열해져가는 경쟁 사회는 그곳에서 경쟁 하는 사람들을 우울증 등으로 극한에 내몰기도 한다. 거기다 이제 곧 인간 뿐만 아니라 AI나 로봇과도 경쟁을 해야 할 판 인 것 같다.
이런 사회에서 삶은 그냥 사는 것이지 구태여 '잘' 살 필요는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이 더 잘 와닿은 것 같다.
그 외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구들
그대의 삶이 아무리 가난하다해도 맞부딪혀 살아나가라. 회피하거나 욕하지 말라.
그대가 나쁜 사람이 아니 듯, 삶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 삶이 아무리 가난하다 해도
황혼의 빛은 부자의 집 창문뿐 아니라. 가난한 집 창문도 밝게 비춘다. 또한 초봄에는 가난한 자들의 집 앞의 눈도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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