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우연히 그리고 또 급작스럽게 베트남 출장을 10일 정도 가게 되면서 가는 김에 베트남에 대한 이해나 높여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비행기 타는 동안 읽으려 책을 고르게 되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논하면서 지금의 남북을 만든 한국전쟁을 빼놓을 수 없듯 베트남을 논하면서 베트남 전쟁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비행기를 타는 동안 책을 읽지도 않았고 (잠이 너무와서) 베트남에서도 읽지를 못하고 한국에 귀국하고 나서야 읽게 되었는데 베트남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기보다는 오히려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한 단면을 들춰 읽은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다. 자기나라 방위도 홀로 하지 못해 미군의 도움을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대체 어떻게 다른 나라의 전쟁에 까지 개입하게 되었던 것일까?
2. 책의 주요 내용
책은 베트남 전쟁이 베트남에 미친 영향 보다는 한국과 세계사에 미친 영향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모르는 베트남 전쟁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다.
베트남 전쟁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작게는 미국에 반전운동이 벌어지고, 미국의 정권을 바꿔놓았다.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세계의 헤게모니를 지배는 강대국으로 군림하던 미국에게 타격을 주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패함으로써 세계 곳곳에 개입을 하던 미국은 그 활동이 위축되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막대한 전비로 인해 미국이 지탱하고 있던 금환본위제가 붕괴하면서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다. (이점은 미국에게 좋은 거 아닌가? 아님 음모론자들의 주장대로 금융재벌들에게만 좋은 일인가?)
또 우리나라는 이 전쟁으로 인한 특수로 경제가 부흥하고 외화를 벌어들이게 되는데.
책은 미국이 벌인 전쟁은 명분도 시기도 전략도 적도 모호한 모든 것이 적절치 않은 전쟁이라고 평한다. 그리고 그런 전쟁에 참여하게 된 대한민국의 위정자들을 비판한다. 그들이 이 전쟁에서 얻고 자 한건 돈! 돈! 그리고 더 많은 돈 뿐이었다.
적과 아군이 뚜렷하지 않은 정글 속 최악의 전장에 파견된 가난하고 무지한 혹은 강제로 동원 된 젊은이들의 피 값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심지어 전쟁 당사자인 남베트남군의 병사에 비해서도 싼 값이 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충격적이다.
그리고 전쟁통에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과 기타 전쟁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모습까지 책은 다루고 있다.
3. 마치며
이 책은 전쟁에 참여했던 일반 병사들의 행위를 꾸짖기 위한 책이 아니다. 그들을 사지로 내몬 사람들을 비판 받아야한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파병을 나갔던 병사들은 그들의 애국심에 대한 보답과 찬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전쟁터에서 있던 추악한 사실들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할 것은 그들을 사지로 내몰았던 국가와 위정자들이다.
용병도 아닌 사람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돈을 벌었다. 일본은 한반도에서 벌어졌던 전쟁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경제를 성장 시킬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전쟁으로 인해 경제성장과 독재정권의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전쟁에 깊숙이 개입함으로써 많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또 만약 정말 책에서처럼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면 피해자가 납득 할 때까지 충분히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물론 그것이 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에게는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베트남 전쟁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남겼다. 그리고 한국군이 주둔 했던 다낭은 이제 베트남으로 관광가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되었고 내가 찾아갔던 하노이에서는 박항서를 외치며 한국인인 나를 꽤나 살갑게 맞아 주었던 것 같다. 그러나 책의 부제처럼 이 전쟁이 잊혀 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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