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일식' 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데뷔작임과 동시에 일본의 유명한 문학상인 이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가 법학부에 재학중인 대학새으이 신분으로 수상을 했다고 하니 당시 문학계에서 이 작가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걸었을지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참고로 힐노 게이치로가 대학생의 신분으로 이상을 수상 할 때까지 학생신분으로 이 상을 받은 것은 총 세명 뿐이었다고 한다.
확실히 쉬운 책은 아니었다. 일단 용어부터가 어렵다. 철학, 종교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수 없이 등장하고 어려운 한자어가 등장하다보니 가끔씩은 단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흐름이 끊어질 정도였다. 단순히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저자의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2. 책의 내용
일식에는 수 많은 종교적, 철학적 상징들이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책을 이끌어 나가는 가장 큰 줄거리가 도미니크 수도회 소속의 주인공 니콜라 수사가 이교도의 확산을 걱정하며 동시에 헤르메스 선집에 이끌려 이교도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프랑스 남쪽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리옹에 떠난 니콜라 수사는 리옹 대주교의 추천으로 작은 개간지 마을로 향한다. 그 곳에는 피에르라는 뛰어나면서도 신실한 신앙심을 지닌 연금술사가 살고 있고 그 곳을 담당하고 있는 성직자 역시 신앙심이 깊고 존경을 받고 있노라고 말해준다.
니콜라는 기대에 부풀어 그곳으로 출발하지만 그가 마주한 현실은 전형적인 가난한 시골마을과 술과 여자에 빠져 타락한 유스티아누스라는 자가 맞이해주는 마을이었다. 그곳에는 자크라는 수사가 활동 하고 있었는데 니콜라가 요설이라고 표현 할 정도로 연설과 언변이 뛰어난 자였다.
그의 여행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피에르는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을 배척을 하며 마을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않는 숲쪽에 석조 건물을 가지고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잡일을 맡아주는 몸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기욤 역시도 마을 사람들의 멸시를 받고 있었다. 그의 딸 (유스티아누스의 딸일지도 모를) 장은 벙어리인 동시에 백치라고 불리고 있었고 그의 부인은 바람을 피웠다고 전해졌다.
니콜라는 피에르에게 빠져든다. 그의 학문의 깊음과 신실함, 그리고 연금로를 바라보며 작업을하는 그의 성실함까지 그에게 마음이 빼았기는데... 자크는 이단 심문관으로써 마녀사냥을 계획하고 니콜라에게 피에르가 어떤자인지를 물어본다.
마침 마을에는 전염병이 창궐하며 사람들은 폭력적이어지고 화풀이할 대상을 찾게 되는데. 그와 동시에 집단적으로 환각인지 환상인지 모를 것에 시달리며 마을에 점점 광기가 높아져가는 그때, 안드로규노스가(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가진 존재, 플라톤의 향연에 등장하며 연금술에서 대작업의 결과 등으로 표현되며 완전체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들 눈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3. 맺으며
책에는 어려운 말이 난무하여 가끔씩 흐름을 끊는 듯한 느낌마져 든다. 이것이 저자의 젊은 날의 치기였는지 아니면 실제로 필요 했는지 나로써는 뭐라고 판단 할 수가 없다.
소설 전반에는 침묵이 가득하다. 수 많은 활자들이 종이를 가득 채우고 있지만 책 곳곳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기욤의 딸이자 벙어리인 장의 살짝벌어진 입마냥 기묘한 침묵이 나를 압도 했던 것같다. 니콜라 수사는 전반적으로 말을 잘 하지 않는다. 타인의 무지에서 비롯되는 오해에서 자신의 진의를 이해 시키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채 허무하다고 이야기 한다. 연금술사인 피에르와 안드로규노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타인에게 뿜어내지만 결코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게 침잠하는 마냥 말을 삼킨다.
피폐한 프랑스 남부의 시골을 배경으로 한 책은 아름다우면서도 불행하고 신비로우면서도 가끔씩 사람을 옥죄는 듯한 느낌을 계속 가져다 주었다.
부폐한 사제와 마을 사람들의 허무함, 무력함 혹은 지독한 폭력이, 피에르와 안드로규노스, 니콜라 수사, 장의 침묵과 자크의 연설이 교차한다.
안드로규노스,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지닌 이 존재는 결함을 상징하는 것일까? 니콜라는 안드로규노스가 화형 당할 때 예수를 보고 어떤 이들은 환상을 본다. 그리고 타고남은 재에서 발견되는 황금은 과연 현자의 돌이었을가? 세차게 타오르는 듯하며 존재감을 뽐내는 듯 하다가도 침묵의 비명만을 내지르던 안드로규노스와 니콜라는 일식에서 하나로 결합을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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