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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미안이란 사전적인 의미는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 이라고 되어 있다. 무려 사전에 실려 있는 정의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주관적으로 느껴져 당황스러운 느낌이 든다. 대체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나의 개인적 취향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책은 무척이나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흔히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법한 미술부터 좀 더 대중적인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까지 그야말로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다루는 분야가 넓은 만큼 아주 세세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책은 아니다.


 이 분야에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면 조금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고 이런 것도 한번 있으니 관심이 간다면 한번 보길 바란다. 라는 내용으로 책이 전개가 된다. 


 책에서 인상이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자연 그대로의 것도 매력적이지만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이 더 아름답다는 저자의 생각이었다. 때때로 방송이나 서적에서 자연 그대로의 것이 가장 아름답고 완벽하다는 말을 들어오고 은연 중에 거기에 동조를하고 있던 나의 머릿속을 울리는 말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저자가 심미안을 기르기 위해 말하는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바로 현장감이다. 미술 감상에 가장 적합한 곳은 미술관이고 음악도 그 종류에 따라 감상하기에 적합한 공간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디지털기기들이 광고를하면서 강조하는 것도 이런 부분들이다. TV는 완벽한 색채 재현, 눈 앞에서 보는 느낌 등의 키워드를 강조하고 스피커나 이어폰 등의 리시버 역시 마찬가지이다.


 과연 기술은 이것들을 따라 잡을 수 있을지도 나에게는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예체능쪽에는 영 재능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미술쪽에서는 말이다. 요즘은 가끔씩 시간을 내 미술관을 찾아가 그림을 보곤한다. 그러나 여전히 유명한 작가분들의 그림과 신인 작가분의 작품 사이에서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다 해설사분께서 설명을 해주는 시간에 맞춰 그림을 보고 해설을 듣다보면 '아아... 그렇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그림이 특별해 보일 때면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도 특별한 스킬이나 기반 지식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다. 누구나 이 책의 저자처럼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기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시간도 열정도 흥미도 없을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은 외압을 걷어낸 스스로의 선택이어야 의미가 있다.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중략).... 예술의 일상화란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먹는 끼니의 그릇을 더 아름다운 것으로 놓고, 들리는 음악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채우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좋으나, 그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선별 기준을 갖게 되면, 그것이 곧 심미안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는 저자가 책 말미에 나오는 이 문장을 쓰기 위해 앞의 내용들을 적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에드는 말이었다.


 며칠 전, 카페에 방문한 것이 있었는데 개구리 장식이 가득한 곳이었다. 1층은 카페를 운영하고 2층은 도자기, 금속, 뜨개질 등으로 된 수 많은 개구리가 있는 전시장이었다. 처음에는 개구리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주인장의 취향에 의아함을 느끼고 카페로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해 전시장을 만든건지 아니면 전시장을 자랑하고 싶어 카페를 만든건지 궁금증이 들었다.


 그러나 곧 개구리 장식물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주인장 심미안으로 인해 개구리로 행복할 수 있고 타인과 공유 할 수 있는 주인장의 인생은 참 행복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세상에는 수 많은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원하는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들로 주변 공간을 채우고 그것에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심미안을 기른다면 참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예술이든 아니든 말이다.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의 인식과 판단의 범위가 다음 단계로 올라서게 된다. 무용한 것이 유용한 가치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순환의 시간들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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