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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요즘 세상에 편의점이라는 공간은 여러가지 의미로 중요한 공간이다. 바쁜 직장인들과 가난한 학생들에게 값싸고 편안한 그나마 음식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을 제공해주고 과거 소위 구멍가게들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편의점이라는 현대적이고 깔끔한 이미지의 가게들이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편의점은 그야 말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편의점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는 편의점을 의미를 부여한 후 한편의 작품을 완성해 내었다는 것에 감탄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작가가 20년 가까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경험했다고 하는데... 와..)

 

2. 책의 내용

 

 책은 여자 주인공인 후루쿠라 게이코의 이야기이다. 30대 중반의 그녀는 대학교를 다닐 때 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졸업 후에도 취업을 하지 않은 채 무려 18년 간이나 하고 있었다. (그것도 한 지점에서!) 그녀는 어릴 때 부터 좀 남과 달랐는데 바로 공감 능력이 부족하여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였다. (이런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사이코패스 범죄라고 할 것이다.)

 

 세상에서 일반적인, 상식, 기준으로 통하는 것들은 그녀와 통 맞지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피해 자신을 숨기고 살기 시작하는데. 그런 그녀에게 단 하나의 유일한 이상적인 공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편의점이라는 공간이었다. 우연히 편의점에 아르바이트로 취업한 그녀는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바뀔 동안에도 편의점과 함께 자리를 지켰는데. 나이가 들어 갈 수록 그녀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어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 시라하를 만나게 되는데. 그 역시 일반적인 사람들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어쩌면 도태 되어버린, 일반적이지 않은 부류의 사람이었다. 둘은 서로 필요에 의해 동거를 시작하게 되는데. 남들의 눈을 피해 일반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시작했던 동거는 오히려 후루쿠라의 생활에 균열을 가져오기 시작한다.

 

3. 마무리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에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었기 때문일까? 책을 읽다보니 현대 사회에서 일종의 규격화 된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수가 있는 시간이었다. 인터넷이 세상에 나오고 SNS가 발달 한 후 사회에서는 다양성을 존종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오히려 획일화 되어 가고 있는 세계화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아키텍쳐 베이비라던가, 소위 말하는 국민 ** 상품 등 말이다. 사람들과 사회는 다양성을 추구하라고 말을 하고는 있지만 정해진 루트를 따라가지 않으면 특히나 그것에 실패한다면 사회는 우리를 낙오자 취급하기 일쑤이다.

 

 사회는 후루쿠라에게 이상한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그리고 후루쿠라는 그 속에서 최대한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지만 대체 무엇이 일반적이고 정상적인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에는 정확한 메뉴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편의점에는 정확한 메뉴얼이라는 것이 있다. 어떻게 인사를 하고 물건은 어떻게 진열하고 등이 말이다.

 

 "아니, 누구에게 용납이 안 되어도 나는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인 나에게 어쩌면 시라하 씨가 있는 게 더 유리하고, 가족도 친구도 안심하고 납득 할지 모르죠. 하지만 편의점 점원이라는 동물인 나한테는 당신이 전혀 필요 없어요."

 

 사르트르의 소설 속에서 처럼 실존하는 인간으로 '까닭 없이' 주어진 삶을 살아가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 위치나 지위 같은 누군가가 규정해준 본질에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회사의 직원, 한 가정의 가장, 누군가의 부모 와 같은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것에 매여 살아가는 것처럼 후루쿠라에게는 편의점 점원이 사회가 그녀에게 규정해준 그리고 그녀가 받아들이기 가장 적당한 본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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