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보험 판매원인 도지는 부인과 함께 차에타고 라디오를 듣던 중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 온단다. 영화 아마겟돈 처럼 소행성을 폭파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 같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남은 시간은 21일, 도지는 이 뉴스를 듣고는 아내에게 엉뚱한 소리를 하는데... 아내는 도지의 말을 듣자 마자 마치 벌레보듯 바라본 후 기다렸다는 듯 차문을 박차고 도망간다.
지구가 멸망한다. 시간은 정해졌고 모두에게 공평하다.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누군가는 암살자를 고용해서 자살을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친구를 구하거나 가족과 함께하거나 신나게 서핑을 즐기러 가는 청춘들도 있다. 누군가는 매일 밤 다른 여자와 잘 수 있어 지구의 종말이 오히려 세상을 더 좋게 만들었다고 까지한다. 어떤 이들은 폭동을 일으켜 불을 지르고 건물을 파괴한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일상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도지는 뉴스를 들은 다음 날에도 출근을 하고 누군가는 그런 도지에게 '지구 종말' 보험이 없는지 문의하고 도지는 그 상담에 진지하게 응답을 한다. 어떤 경찰은 현재 상황에 비하면 심각하게 사소해보이는 과속을 단속하고 가정부 아주머니는 세제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신경쓴다.
도지가 무엇을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사이 아랫집에 살던 페니와 조우한다. 페니는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해 매우 슬퍼하는 상태였다. 그녀는 폭동 속에서 전 남자 친구와 집을 떠나는 가운데서도 LP판을 챙기는 과도하게 낙천적이어 보이는 성격과 과 수면증의 소유자이다.
도지는 페니와의 조우에서 우편부의 실수로 페니의 집으로 잘 못 배달된 우편물 중 옛 첫사랑의 편지를 받아든다. 드디어 도지에게도 가야 할 곳과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도지는 폭동이 일어난 틈을 타 페니와 함께 도시를 떠난다. 페니에게는 비행기가 있는 사람에게 데려가서 가족의 품에 돌려 보내줄 것을 약속하며... 페니는 자신의 실수로 첫사랑을 놓친 것에 미안해 하면서 말이다. 과연 둘의 여정의 끝은 어떻게 될까.
2. 용서와 사랑을 통해 성숙한 어른으로의 성장하는 로드무비
스티븐 카렐이 연기한 '도지' 나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페니' 나 둘다 무언가는 엉성해 보이는 어른들이다.
도지는 현실을 외면하려는 듯 행동한다. 마치 이런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듯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듯도 보이다가 냉소적으로 행동하는 것 처럼도 보이지만 결국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외면한다. 그렇기에 이 여행이 시작 되었을 수도 있다. 떠나간 아내에게 남자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채 수십년 전 사랑했던 여인을 추억하며 마치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 나버린다.
페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녀 역시 과다수면증과 함께 심리적 결함이 엿보인다. 세상 종말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참을 수 없는 듯 마치 조울증이 걸린 사람처럼 행동을 한다.
페니는 도지와의 첫 만남 때부터 자신을 건들지 말것을 요구한다. 어쩌면 이것이 도지가 페니와 여행을 시작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감정마저 외면을 하려고든다.
그렇지만 결국 둘은 감정을 받아 들이고 현실을 직시하는데. 굉음과 번쩍이는 불 빛이 비치는 침대 속에서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구한 셈이군요
- 페니
3.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이 영화가 일반적인 다른 지구 종말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굉장히 일상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구 종말 관련 영화는 영웅들이 나와서 종말의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거나 아니면 유혈이 난무하는 어두운 영화들이 많은데 비해서 이 영화는 마치 일상의 모습을 드라마로 보여주 듯 굉장히 잔잔하다.
많은 이들이 일상을 유지한다. 21일 후에 지구가 멸망하지만 뉴스 앵커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뉴스를 전한다.(그런데 통신이랑 항공은 두절 됐다는데 어떻게 방송은 되는거야?) 도지의 집을 청소해주는 가정부 아주머니는 종말의 하루 전까지도 청소를 하러온다. 그리고 소리치는 도지에게 굉자히 서운한 표정을 짓는데.. 멸망의 그 순간까지도 서머타임 시행으로 시간이 빨라졌다고 전한다. 어쩌면 이런 이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이 유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많은 이들과 자기계발 서적들은 '내일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라' 라고 충고하면서 더 열심히 열정을 가지고 일 할 것은, 노력 할 것을 요구한다. 그렇지만 정말 내일 죽는다면 가장 그리운 것은 그저 쳇바퀴 돌 듯 돌아가던 일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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