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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전설이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이 것의 내용이 아포칼립스 배경의 좀비가 나오는 내용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 엔딩에 약간은 오글거리는 장면을 보면서 주인공이 세상을 재건하는데 일종의 희망을 주는 전설적인 인물이라서 제목이 저런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원작 소설을 읽은 결과 완전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난 감상평을 먼저 말하고 시작하자면 대체 저 따위로 왕창 각색을 할꺼면 제목을 대체 왜 저기서 따온 것일 까라는 강렬한 의문과 함께 1950년대에 나온 소설이지만 굉장히 굉장히 흥미진진하며 공포소설 다운 암울하면서도 독자에게 일말의 희망도 던져주지 않는 반전을 품고 있는 소설이라고 평하고 싶다.

 

1. 내용 요약 (결말이 포함된 강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던 시절에는 좀비라고 알고 있었던 존재들이 흡혈귀라는 놀라운(?) 사실과 함께 책이 시작된다. 네빌은 핵전쟁 이후 시작된 (비록 전쟁에 승리하기는 했으나) 전염병으로 인해 아내와 딸을 잃은채 홀로 살아남아 자신의 집을 지키며 살아간다. 자신의 집에 울타리를 치고 마늘과 거울 따위로 자신을 끌어내려는 흡혈귀 들에게 대항한다.

 

 네빌은 소설 초반 흡혈귀들이 과연 살아있는 존재있는 인간성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인지 혼란에 휩쌓이기도 하고 그들을 죽일 때 마다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를 괴롭히는 것은 밤마다 찾아와 소음을 일으키며 그를 괴롭히는 흡혈귀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그것들이 성적 도발을 통해 네빌을 자극하려고 하는 것과 네빌이 그것에 끌리는 것이었다.

 

 네빌은 술에 쩔어 밤에는 흡혈귀들을 피해 숨어 있고 낮에는 텅빈 도시를 돌아다니며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코마상태의 흡혈귀들을 살해한다. 네빌은 이 과정에서 괴로워 하기도 하고 죽음을 갈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느날 우연히 말뚝이 아닌 태양에 의해 죽어버리는 흡혈귀를 발견하고 새로운 발견에 희열을 느낀다.

 

 이 때 부터 네빌은 흡혈귀를 납치하여 실험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네빌은 우연인지 의도 된 것이지 모르겠으나 여자 흡혈귀만을 납치하여 실험을 진행한다. 그리고 그들이 일종의 병원균에 감연된 상태임을 알아내고 치료법을 찾아 내려하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그러다 자신과 같이 살아남은 생명체인 개를 만나게 되어 구조하려 하지만 이 역시 허무한 실패로 끝나고 절망에 빠진다.

 

 그 후 네빌은 루스라는 낮에 돌아다니는 여성을 만난다. 네빌은 구조라는 명목으로 그녀를 집안에다가 감금한다. 그리고 그녀를 끊임 없이 의심하다 결국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자신이 새로운 흡혈귀 사회의(생명이 있고 지성이 있는 흡혈귀, 네빌을 찾아오는 흡혈귀들은 이미 죽은 상태에 이성이 거의 남아 있는 상태이다.) 첩자라를 사실을 밝히며 그에게 도망가라는 메세지를 남기고는 떠나버린다.

 

 그 날 밤도 어김없이 일단의 구 세대 흡혈귀 무리가 네빌을 찾아와 네빌을 괴롭히는데 루스가 말했던 새로운 흡혈귀들이 그들을 모두 죽여버린 후 네빌을 잡아간다. 네빌은 그 과정에서 총을 맞았고 루스는 그를 탈출 시키고 싶어 했지만 부상 당한 몸으로 그것마져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네빌만이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구 인류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신 세대 흡혈귀들은 그를 두려워 하고 있었고 그를 처형하기를 바랬고 결국 네빌은 "나는 전설이다." 라는 말과 함께 이야기가 끝이 난다. 

 

2.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

 

1) 다수의 흡혈귀

  이 책에서 나오는 흡혈귀는 기존에 나오던 흡혈귀와는 많이 다른 존재이다. 많은 책들에서 흡혈귀는 변신이 가능하고 수백년을 살기도 굉장히 강한 초월적인 존재였다면 이 책에서는 병원균이 감연된 존재로 피를 갈구 하고 인간에 비해 강한 회복력을 지니기는 했지만 개체 단위로 보았을 때는 대단히 강력한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인간인 네빌에게 맞아 나뒹굴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기존과는 다른 가장 극명한 대비는 인간이 다수가 아니라 흡혈귀가 다수이고 인간이 절대 소수라는 점이다. 이것은 사실 요즘 흔히 나오는 좀비물을 떠올리게 하는 점이긴 하다.

 또한 흡혈귀가 피해자 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병원균 혹은 돌연변이로 인해 진화된 절대 다수의 흡혈귀 입장에서는 낮에 잘자다가 그저 자신들과 종족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살해를 하고 다니는 네빌이 일종의 광폭한 야수로 비쳐 질 것이다.

 

'문득 자신이야말로 비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한 개념이 될 수는 없다.'

 

2) 여성

 책에서는 여성이 자주 언급된다. 네빌은 여자 흡혈귀를 바라보며 성욕을 느끼기도 하고 여자 흡혈귀들을 잡아서 실험을 진행하고 밤에 네빌을 집을 두드리던 흡혈귀들이 물러가고 몇몇 흡혈귀들이 죽어 있는 것을 보면 언제나 여자이다. 과연 작가기 이것으로 말하고 싶었던게 무엇인지는 나로써는 짐작이 잘 가지 않는다. 2차 대전에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쓰여졌다는 점에서는 전쟁은 여자에게 가장 잔혹하다는 것을 쓰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남성의 잔혹성을 부각 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보도 위에 시체 하나가 널브러져 있었고, 다른 시체는 관목 숲 속에 반쯤 가려져 있었다.

둘 다 여자엿다. 언제나 그랬다. 죽어 나자빠지는 것은 항상 여자였다.

 

3) 인간성의 상실?

 소설 초반부 네빌은 끊임 없이 고뇌한다. 흡혈귀들의 존재에 대해 자신에 대해 고민하며 괴로워 한다. 그리고 술로 도피를 하려고 하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이런 모습들이 사라진다.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며 그들을 인간의 다른 형태로 바라보지만 점점 그들을 실험실의 쥐를 대하 듯 다루기도 하며 자신이 그들을 병으로 구원 할 수도 있다는 태도를 지니기 시작한다.

 

 '과학자들이 옳았다. 박테리아가 개입된 것이다. 그리고 서른 여섯 살의 유일한 생존자인 로버트 네빌이 오랜 심리를 마치고 드디어 살인자를 지명하는 순간이 된 것이다. 살인자, 흡혈귀, 박테리아!'

 

'대게의 경우 그는 이들이 그와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상기해 내곤 죄책감을 느꼈다. 묘한 동질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빨리 실험을 해보고 싶은 생각에 죄책감 따위는 지금 안중에도 없었다.'

 

4) 전설

 이 책에서 전설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전설이라는 단어를 전설적인 영웅, 전설적인 선수, 전설 아닌 레전드(?) 뭐 이런 식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충 지금은 실제하지 않는 어마어마한 무언가라는 의미로 전설이라는 단어를 수식어로 호라용다.

 앞서 말했듯 영화에서는 전설이라는 단어가 인류에게 희망을 주고 떠난 일종의 전설적인 영웅으로 사용되었다. 그럼 소설에서는?

 전설이란 단어는 좋게 해석하면 좋지만 나쁘게 쓴다면 옛날의 것, 그것이 존재 했는지 안했는지도 확인 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쓸 수있다. 소설에서 이제 구 인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야 말로 네안데르탈인 처럼 전설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 또 다른 시작인 거야. 죽음속에서 태어난 새로운 공포. 영원의 요새를 정복한 새로운 미신.'

'이제 나는 전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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