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라는 책은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이 쓴 책이다. 책이 겨유 90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을 뿐더러 흔히 경제학 책에 나오는 복잡한 그래프나 도표도 나오지 않으니 누구나 한번쯤 쉽게 읽어 보고 생각을 해볼만한 내용이 담긴 책이다.
현재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다. (국가의 개입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위기가 지속 되면서 기존에 국가의 리더로 주목 받던 정치인이나 사회 운동가가 아닌 성공한 기업가들 대안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기업을 진두지휘하며 혁신을 이끌고 경제 위기의 파고를 넘어 이익을 창출하며 조그만했던 기업을 거대한 기업으로 키우거나, 휘청이던 거대한 기업을 바르게 일으켜 세우기도 했기 때문에 그들의 리더십과 능력으로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 국가를 이끈다면 국가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꺼라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아니라고 단호히 말하고 있다.
그 이유로 가장 눈에 띄었던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기업은 개방적이지만 국가는 폐쇄적이다.
이 말이 무엇인지 풀어 써보자면 기업은 이익이 되는 사업에만 집중을 할 수가 있다. 거대한 기업이 이익이 되지 않는 사업이 존재한다면 다른 기업에 팔아버리거나 그냥 아예 구조정을 해버릴 수도 있다.
그런데 국가는 마음대로 그러지 못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처리장과 같이 모든 이들이 기피하고 돈도 되지 않는 일이라고 국가가 그 것을 포기 할 수 있겠는가?
위 예제 외에도 과학계에서는 '위대한 사람 질병' 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한 분야의 유명한 권위자가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다른 분야에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한다는 거다. 한마디로 어느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다른 분야까지도 잘 아는건 아닌데 이건 뭐 "내가 그것도 해봐서 잘아는데" 하고 여기저기 충고를 하고 다니며 권위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다' 라는 말이 있다. 경영학에는 인사관리라는게 있고 국가의 법에는 노동법이라는 것이 있다. 이 둘은 지향하는 바가 다른데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에서 행해지는 인사관리란 최고의 인재를 뽑고 그들을 관리하여 최고의 성과를 내고 저성과자는 교육을 하거나 짜른 후 교체를 통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에 비해 노동법은 기업에 비해 상대적인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진 법이다. (왜인지 기업 인사관리에서 모 국가에서 개혁하는 법이 생각나는 건 착각이다.)
국가는 국민이 무능력하다고 국민을 버릴 수가 없다. 이렇게 국가지도자와 기업가가 지향하는 바는 완전히 다르다.
많은 이들이 위대한 기업가라고 믿는 스티븐 잡스가 대통령이라고 상상하고 그가 애플에서 부하 직원들을 대했듯이 윽박지르며 국민을(나를) 대했다고 상상하면 끔찍하다! (회사도 때려치기 쉽지 않지만 이민은 더 어렵다!)
사실 우리나라는 이미 이런 것들을 겪었을 것이다. 몇년 전에 경제 대통령이라고 했던 분은 조 단위로 강바닥에 때려박아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인 건설 기업들을 살리시기도 했고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 기업을 운영하던 분 답게 국가도 그렇게 만들어 놓는데 큰 일조를 하셨듯 좋은 기업가가 좋은 국가의 지도자가 되리라는 건 완전한 착각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이 국가의 대통령이 되면 나타날 수 있는 나쁜 현상을 잘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의회가 있고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 나라에서 중요하고 민감한 사항을 행정명령을 동원해 정말 사장처럼 독단적으로 나라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공무원과 장관을 마치 자기 회사 사원마냥 해고 할 것 처럼 협박을 하고 있다.
'독서 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 - 이랑주 (0) | 2016.06.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