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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개봉한 어린왕자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본 김에 오랜만에(못해도 10년은 넘은것 같다) 책을 사서 읽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쓴 동화! 그리고 2년 후 생텍쥐페리는 2차대전 말기 작전비행 중 사망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가 어린왕자를 찾으러 떠났다고 생각한다. 왠지 비틀즈의 존레논을 떠올리게 한다.

 

 책 서두에 이런 글이 써져있다.

 '내가 이책을 어른에게 바친 것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빈다.'

 생택쥐페리가 어떤 생각으로 이런 말을 썻던 간에 그는 오늘날에도 어린이 필독서로 지정되어 방학숙제로 혹은 국어 숙제로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있을 어린이들에게 충분히 사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 대부분은 어린시절의 피해자이다!

 

 일단 책이 너무 어렵다! 아무런 생각을 가지지 않고 그저 활자만 따라가며 읽자면 충분히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러기에는 스펙타클한 이야기도 없고 웃음기도 없어 재미가 없다.

 누가봐도 모자로 보이는 그림을 코끼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주장하며 독자들을 어린 시절 순수성을 상실한 어른으로 몰아 넣으며 시작하는 책은 온갖 은유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와 생각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은 이 책이 명작인 증거가 아닐까 한다.

 

 본격적으로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어린 시절 코끼를 삼킨 보아뱀을 그렸던 아이는 주위 어른들이 허튼짓 하지말고 공부나 하라는 소리에 공부를 열심히해서 조종사가 된다. 그리고 어느날 비행 중 사막에 추락을 하고 거기서 어린 왕자를 만난다.

 

 ★ 생텍쥐페리는 주로 체험을 토대로한 소설을 썻는데 한번은 정말 사막에 추락하고 5일 후 베두인족 상인에 의해 구출 되었다고 하니.. 조종사가 작가 그 자신을 투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귀족으로 자란대다. 등골브레이커였던데다 자식을 끔찍히 아낀 그의 어머니를 보면 생택쥐페리가 어린시절 정말 그림을 그리고 싶었으면 그리지 말랬다고 안 그렸을 리는 없었을 꺼라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어린왕자는 조종사에게 대뜸 양을 그려달라고 한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조종사가 여러 버전의 양을 그려주지만 어린 왕자는 온갖 이유를 들며 그의 그림에 악플을 단다. 결국 지친 조종사는 어린왕자에게 구멍뚤린 네모난 상자를 그려주며 "이것이 니가 원하는 양이다!" 라고 말을 한다.

 

이것이 양이다!! 엄청 작은데다 안에 밥도 넣어놨지 그런데 나쁜사람 눈에는 그냥 박스로 보일껄!?

 

 ★ 생택쥐페리가 한창 활동 하던 시절은 추상주의가 활발하던 시기여서 그럴까..

 

 이 후로 조종사는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린왕자의 별 B612는 매우 작았다 의자를 옮겨 앉으면 얼마든지 해가저무는 것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데 또 있을꺼는 다 있어서 화산도 3개나 있고(활화산 2개, 휴화산 1개) 바오밥 나무라는 흉악한 나무가 자라기도 해서 어린왕자는 언제나 청소도 열심히 하고 풀도 뽑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늘보던 소박한 꽃들 사이에서 장미 꽃 한송이가 피어 오른다.

 평소에는 꽃에 관심을 가지지 않던 어린왕자는 아주 예쁜 꽃에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별에 있는 다른 꽃들은 투정을 안하는데 이 꽃은 요구사항도 많고 불평불만도 많아 어린왕자에게 매일 쫑알쫑알 거렸고 어린왕자는 이 것에 힘들어 결국 별을 떠나기로 한채 철새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어린왕자는 여행을 하며 권위를 중시하지만 아무도 따르지 않는 왕이 사는별 (그런데 지구의 어느 나라 대통령보다 무척이나 합리적이다.), 찬양 받기를 원하는 허풍쟁이의 별, 술 마시는게 부끄러운 술꾼이 사는 별, 별달리 쓰지도 않을 별을 세서 소유하는 장사꾼이 사는 별, 잠 잘 새도 없이 가로등을 켯다 껏다 하는 사람이 사는 별, 자기 행성의 지리도 모르는 지리학자가 사는 별을 지나 지구로 온다.

 

 ★ 권위주의(꼰대), 허풍(과시욕), 중독, 탐욕(금전만능주의), 변하지 않으려는 사고(수구세력) 어쩌면 작가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나쁜 어른들의 모습 아닐까? 이들은 그다지 쓸모 있는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도 자신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다른 것을 할 시간이 없다고 우긴다.(담배에 불을 붙여 핀다던지... 잠을 잔다던지...)

 

 아무튼 어린 왕자는 저런 별들을 지나 지리학자의 저런 인간들이 우글우글 모여 사는 지구에 도착한다. 지구에 도착한 어린왕자는 사람을 찾아 헤메지만 불행히도 사막에 떨어지는 바람에 한동안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뱀과 들꽃 메아리만 만난다.

 이 와중에 뱀은 매우 시니컬한데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라고 말하며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에 대해 어린왕자에 대해 설파한다(?) 

 메마른 사막에서 장미에 대한 그리움이 커질려는 찰나 어린왕자는 장미 군락을 만나게 되고 B612에서는 홀로 고고히 아름다워 특별했던 장미가 그저 흔한 장미라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이 가진 것이 보잘 것 없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린다.

 

 이후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책을 제대로 안 읽어 본 사람도 대부분 알고 있는 여우와 왕자가 서로 길들이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은 여우가 먼저 길들여 달라고 꼬신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는거야. 나한테 너라는 존재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거고, 너한테 나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여우가 되는거니까."

 

 아무튼 이를 통해 왕자는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장미의 소중함을 떠올린다.

 (애초에 혼자서 살았던 애가 타인과 관계를 맺는 법을 잘 알리가 없지)

 그리고 장미를 찾아 떠나는 왕자에게 여우는 눈물을 흘리며 중요한 비밀이라며 알려준다

 "비밀 하나를 알려줄게. 아주 간단한건데,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쭉 읽다보면 어린왕자는 누군가와 진정으로 관계를 맺으려고 했던 적이 없다. 장미가 찡찡거리자 떠나버렸고 지구까지 오며 지나친 별에서 만난 이들은 "이상한 어른" 이라 취급하며 이해하지 못하겠다 혹은 지겹다며 떠나버린다. (이 시대에도 세대간의 단절이 심각한 문제 였을지도...)

 

술꾼 아저씨랑 쏘주 한잔 정도는 할 수 있잖아?

혹시나 어마어마하게 슬픈 사연이 있을지도..

 

 그리고 여우를 떠나기전 장미군락에 들려 "니들이 그냥 장미라면 내 장미는 TOP야" 라고 디스를 하고 떠나간다.(이런거 보면 성격 참 나쁘다) 

 

 떠난 후 역장과 기적의 약을 파는 장사꾼을 만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자.(저 장사꾼의 약이 진짜라면  내 전재산을 털어 투자하겠다.)

 

 이렇게 돌고 돌아 어린왕자는 조종사를 만났고 자기 대신 바오밥나무 싹을 제거할 양을 그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열심히 비행기를 수리하던 조종사가 목을 말라하자 어린왕자는 물을 찾으러 가자고 한다. 그리고 조종사도 뭐에 홀린 것 처럼 물을 찾아 나서는데...

 여기서 또 주옥같은 대사를 날려준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숨겨 두었기 때문이야."

 

 ★ 헬조선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로또 1등 복권을 숨겨 두었기 때문일까?

 

 아무튼 조종사는 밤에도 걷고 걸어 결국 우물을 찾아낸다! (개인적으로 사막에 추락한 사람이 탈수 중에 걷고 걸어 밤에 얼어죽지 않고 우물을 찾아 낼 확률과 로또가 1등 될 확률 중 어느쪽이 더 높은지는 궁금하다.)

그리고 조종사가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고 행복해하고 있을 때 어린왕자는 자기별 B612로 돌아가기 위해 지구에서 처음 만난 뱀에 물려 죽는다.(물론 어린왕자의 주장에 의하면 죽는게 아니라 그저 육신의 허물을 벗어 던지고 날아간 것 처럼 말을 한다.

 

 그리고 그 조종사는 나이를 먹고 노인이 되어 영화에 출연한다!

 

다음 글로 이어서 영화 이야기를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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